김희경<경영학박사>

  사람이 가장 혐오하는 곤충이 있다면 아마 바퀴벌레일 것이다. “엄마! 내가 갑자기 바퀴벌레가 된다면 어떻게 할거야? 요즘 아이들이 부모님께 하는 질문이 유행이라고 한다. 어떤 대답을 기대하는지 모르겠지만  바퀴벌레가 혐오스럽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우리가 그렇게 싫어하는 바퀴벌레에게는 인간이 갖지 못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어쩌면 인간이 얻어야 할 지혜라고 생각한다. 위키에는 바퀴벌레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우선 바퀴벌레의 놀라운 생명력이다. 공룡이 출현하기 이전인 3억5000만년 전 백악기부터 빙하기를 거치면서도 생존해 왔다고 한다. 물만 먹고도 90일을 버틸 수 있다. 바퀴벌레의 후각은 인간보다 125배나 발달되어 있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초당 25회로 회전하면서 떨어지기에 죽지 않는다. 1년 동안 한 마리가 약 10만마리의 번식력도 가지고 있다. 진동을 감지하는 민감한 감각기관이 있어서 초미세한 진동에도 재빠르게 반응하고 반대방향으로 도망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방사능 피폭을 당할 경우 실험대상의 절번이 죽는 지수(LD50)가 64Gy로 인간의 4.5Gy보다 10배이상 강하다. 

바퀴벌레의 이동속도는 최대시속 250km이다.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작은 체형과 초당 43~52회의 날개짓을 할 수 있기때문이다. 한편 바퀴벌레는 세균에 대한 저항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에 내성이 강하다. 체온조절능력과 저온에 강한 저항력도 있다. 접촉주성(thigmotaxis)라는 기능도 있다. 온몸으로 공간을 감지하고 싶어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틈새를 좋아하고 자신의 몸을 1/4까지 축소시킬 수 있는 놀라운 탄성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몸보다 1/3 정도의 작은 틈으로 기어들어갈 수 있다. 먹이사슬에서 가장 하위로 모든 생물이 천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위험에 처했을 때 지능지수가 340정도로 지혜로움과 민첩성으로 위기를 탈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상하이저널의 기사를 보면 이런 바퀴벌레의 장점들을 이용해서 로봇 연구가들은 크램과 캄봇이라는 로봇을 개발했다고 한다. 미국 UC버쿨리와 하버드대 연구진은 바퀴벌레에 매료되어 어떤 좁은 공간이라도 통과하는 바퀴벌레 능력에 영감을 얻어 압축이 가능한 크램(Cram)이라는 로봇을 개발했다. 실제 바퀴벌레의 모습을 고속카메라로 촬영해 그 원리를 파악해 로봇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일본의 츠쿠바대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교수들에 의해 개발된 사이보그 바퀴벌레 로봇으로 캄봇(Calmbots)을 개발했다. 생물 본래의 기관과 같은 기능을 조절하고 제어하는 기계장치를 생물에 이식한 결합체이다. 캄봇은 바퀴벌레에 전극과 안테나, 배터리 등으로 구성된 특별한 전자장치 등을 등에 부착하여 다양한 작업을 조작자가 원하는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해 주는 로봇이다. 이 로봇은 동료가 어떤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상황에 놓였을 때  다른 로봇이 대신 작업을 실행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바퀴벌레는 피버팅(Pivoting)에 능하다.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바뀌어 경영이 어려워지면 그 해결방법은 세 가지다. 사업을 접든지, 견디든지, 사업의 방향을 바꾼다. 피버팅은 비즈니스 아이템이나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다. 바퀴벌레는 위기상황에서 방향을 급전환한다. 바퀴벌레은 내성(Resistant)이 강하다. 세균에 대한 내성, 온도나 환경에 대한 내성이 뛰어나다. 비즈니스 환경은 사회, 경제, 기술, 정치적 트렌드에 따라 변화무쌍하다. 건강한 조직은 직면하는 변화에 강한 내성을 지닐 때 생존이 가능하다. 

더구나 일부 유전자를 가진 바퀴벌레는 자기복원력(Self-resilience)이 있어서 다리가 잘려나가도 곧 복원된다고 한다. 진정한 실용적 지혜는 바퀴벌레에게서 찾을 수 있다. 방 한가운데 물이 담긴 대야에 먹이가 담긴 그릇을 가운데 띄워놓으면 바퀴벌레는 어떻게 접근할까? 주변을 서성이던 버퀴벌레는 그대로 벽을 타고 천정으로 올라가서 정확하게 먹이가 있는 그릇 위에 떨어지고 먹이를 취한다. 지능이 높다.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만이 제시한 '일반적인' 문제 해결법인“문제를 쓰라. 열심히 생각하라. 답을 쓰라”고 했던 파인만 알고리즘(Feynman Algorithm)을 그대로 실행한다. 

바퀴벌레는 뛰어난 인지능력을 가지고 있다. 감각적 민감성은 적의 움직임을 진동으로 간파하고 신속하게 피하거나 방어를 위한 독을 뿜는다. 바퀴벌레는 몸 중심으로 전방 160도, 거리 3.25미터의 물건을 탐지할 수 있는 인지능력을 가지고 있다. 상황에 대해 선택적 인지를 당연하게 여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천적으로 둘러쌓인 세상에서 주어진 약점을 강점으로 바꾼 바퀴벌레가 주는 지혜를 빌리는 경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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