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계절에 맞추어 타켓 전환을 통해 특정상품의 매출 상승효과를 기대하고 수요량을 파악하여 집중적으로 홍보나 광고 등의 마케팅 전략을 짜는 것을 시즈널 마케팅(Seasonal Marketing)이라고 한다. 절기에 따른 마케팅은 식품, 약품, 의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특정한 날을 만들어서 의미를 부여하고 수요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우리가 잘 아는 발렌타이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할로윈데이 등이다. 이런 계절 경영은 문명과도 관련이 있다.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rnold J. Toynbee, 1889~1975)는 역시 다양한 기후변화와 같은 적절한 수준의 도전이 문명을 발전시킨다고 했다. 
그는 “역사의 연구(Study of History)”에서 문명은 탄생, 성장, 쇠퇴, 붕괴의 과정을 순환하면서 발전한다고 주장했다. 계절의 변화는 투자의 적절한 시기를 암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1월 효과, 써머랠리, 산타 랠리등이다. 사
실 이런 랠리는 통계학적으로는 증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강한 태풍이 예상되면 당연히 건설관련 주가가 오르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누구에게는 재앙이지만 누구에게는 기회가 된다. 코로나의 힘든 계절에 마스크와 세정제의 수요가 폭증했지만 늦게 뛰어든 많은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절(Season)은 제철, 시기, 시절이라는 의미도 포함한다. 고대 그리스의 의사로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Hippocrrates, BC460~370)의 전집에 있는 “공기, 물, 장소에 관하여”라는 글에는 인간과 건강, 그리고 환경의 관계를 논하면서 건강과 환경의 관계, 자연과 문화의 관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이 글은 시대마다 영감을 주었다. 18세기의 기후의학, 그리고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진행된 위생개혁운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19세기에는 시대적 맥락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되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근거가 되었다. 이 글에 이런 말도 있다. “변함이 없는 기후에서는 용이함(게으름)과 함께하며, 바뀌는 기후에서는 몸과 영혼에게 고된 노동을 준다. 그리고 소심함은 용이함과 휴식으로 인해 증가하며, 용기는 고된 노동에서 비롯된다. 뚜렷한 계절이 다양성과 강인함을 심어준다”고 했다. 
계절의 변화를 우리가 바꿀 능력은 없다. 하지만 변화에 적응하고, 도전하고 극복할 수 있는 준비는 할 수 있다. 제철에 맞는 음식이 건강에 유익한 것처럼 시대에 맞는 문명으로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겨울에 짓는 집은 더운 집을 짓고 여름에 짓는 집은 서늘한 집 짓는다고 한다. 주위 환경에 따라 유리한 조건을 마련하게 됨을 비유적으로 하는 말이다.
  일본경제를 고도성장으로 이끈 사람은 이케다 하야토(池田 勇人, 1899~1965)전 수상이다. 당시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이후 미국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다. 이후 일본의 나아갈 방향을 정해야 했던 1960년대에 그는 경제력만이 일본의 국제적 위상과 정치 안정을 가져올 것으로 믿으며 이케다 수상은 경제 발전에 전력투구 했다. 
숙명여대 권혁기 교수는 “이케다 하야토- 정치의 계절에서 경제의 계절로” 라는 제목으로 그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윤석열 정부가 집권한지 1년이 넘었다. 정치의 계절에서 경제의 계절로 바뀌어야 하는데 발목이 잡혀있다. 
법을 지키며 개혁을 하는 일은 쉽지 않다. 국익과 민생에 한 목소리를 내도 어려운데 여야가 정쟁으로 세월을 낭비하고 있다. 가짜뉴스와 괴담이 마치 사실인양 호도되기도 한다. 국민들은 누구 말이 맞는지 판단하기도 힘들다. 다만 경험적이고 상식적인 사고로 반응하고 있다. 서로 반대만 하다보니까 보수와 진보의 가치가 희석되고 뒤죽박죽이다. 
이제 총선이 일년도 남지 않았다. 정치의 계절이 온 것이다. 벌써 총선을 의식한 행태들이 도처에 드러나고 있다. 
유튜브, SNS 등 디지털 공간은 정치인들의 삶의 행태를 고스란이 드러낸다.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살았는지 말과 행위가 낱낱이 다 밝혀지고 숨길 수 없다. 
자신들이 신념으로 주장하던 말과 글이 지금은 부메랑으로 돌아와서 자신과 싸우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처리수 방류 저지를 결의하는 본회의를 열어놓고 일본여행에 정신 팔려있던 국회부의장의 모습에서 분노를 느낀다. 
성경 시편 1편의 시인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신실한 사람은 악한자들의 술수를 따르지 않으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않고, 비웃고 냉소적인 사람들과 함께 하지 않으며  밤낮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사람이다. 그들은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형통하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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