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모든 삶은 흐른다. 잠시도 쉬지 않고 물결치는 바다처럼 삶도 물결치며 자연스럽게 흐른다. 프랑스 초최고의 철학과 교수로 불리는 로랑스 드빌레르(Laurence Devillairs)가 쓴 책의 이름이다. 중국의 모택동은 양쯔강이나 황하에서 수영을 즐겼다. 물의 흐름에 따라 수십킬로를 헤엄을 쳤다. 권력에 기대고 싶은 누군가가 어떻게 수영을 잘 하실 수 있냐고 물었다. 대답은 명료했다. 흐름을 거슬리지 말아라. 그의 대답은 자신을 거슬리고 있는데 대한 경고였다. 우리는 흐름에 거슬러 가는 것을 도전이라고 여긴다. 그 무모함이 성과를 내면 성공이라고 한다. 그러나 도전은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다. 거스릴 수 없는 흐름이 시대정신이다.
  흐름은 과정이다. 기업경영에서 가치사슬이란 모형이 있다. 재료의 구입과 배송의 구매활동, 가공 및 생산의 제조활동, 출하 및 관리의 물류, 영업과 마케팅의 판매활동, 유지보수의 서비스활동을 본원적활동이라고 한다. 구매 후 프로세스을 거쳐가면서 부가가치가 더해진다. 이런 활동들은 순차적인 흐름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활동의 가치가 축적되어 기업의 이익을 형성하게 된다. 이런 흐름을 분석하고 효율성, 효과성을 창출하는 행위를 경영이라고 한다. 가치사슬은 기업경영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적 삶에도 적용된다. 인간의 삶은 일이고 그래서 삶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흐름이다. 삶의 흐름을 방해하는 장애가 나타나면 부딪혀 넘어뜨리고 지나가거나 피해서 돌아간다. 왠만한 문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흐른다. 삶의 흐름은 우리를 철들게 하고 경험적 지혜를 축적시킨다.
  흐름은 생명이다. 천천히 흐르는 강물은 도도하게 보이지만 언저리의 땅으로 스며들어 생명을 공급한다. 캐나다와 미국의 경계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러 갔었다. 가파르고 웅장한 계곡에서 낙하하는 폭포수는 광음을 내면서 흐른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은 물만이 아니다. 전위차를 이용해 전류도 흐르고, 전자도 이동한다. 흐름의 공학이라고 할 수 있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게 된다. 우리 몸의 피도 흐름을 멈추거나 지체되면 장애나 죽음이 불가피하다. 돈의 흐름이 왜곡되면 경제가 망가지고 생각의 흐름이 비뚤어지면 사회를 변들게 한다. 우리의 생각을 가두리 안에 가두지 않아야 한다. 요즘 바닷물의 수온이 높아서 양식장의 우럭들이 집단으로 폐사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서 느낀 것이 있다. 우럭들이 폐사를 하는 것은 수온이 높아서가 아니라 가두리에 갇혀서 흐름을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가두리 안에서 먹이를 찾기 위해 힘겨운 노력을 하지 않아도 던져주는 먹이에 고민없이 살았을지 모른다. 흐름을 따라 가지 못하는 사회는 폐사 위험이 있다. 정치와 경영은 진짜 민심과 소비자의 마음 흐름을 민감하게 느끼고 분석하고 맞추어야 한다. 결국 마음의 흐름을 간파하고 대응하는 정치와 경영은 미래가 있다.
  오늘 우리 사회의 문제는 여전히 과거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역사적 흐름을 공부하는 것은 오늘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를 통해 우리의 역사적 정체성을 이해하고 사회의 다양성을 존중하는데 도움이 된다. 오늘은 역사적 흐름이 만들어낸 창조물이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역사의 교훈을 통해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을 찾는 것이다. 흐름은 미래를 향한다. 미래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내일이다. 그러나 지금이 과거이고 미래이다. 사실상 시간의 경계는 없다. 시간은 경계를 정할 수 없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은 영원하지 않다. 흐름은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흐름의 끝을 기대하는 것이 꿈이고 희망이다. 상상하고 그려내면 비전이 된다. 내일은 오늘이 만들어 주는 것이다. 시편에 “그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운가! 형제자매가 어울려 함께 사는 모습! 머리 위에 부은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을 타고 흘러서 그 옷깃까지 흘러내림 같고, 헤르몬의 이슬이 시온 산에 내림과 같구나. 주님께서 그곳에서 복을 약속하셨으니, 그 복은 곧 영생이라(시편133편)”부분의 합보다 전체가 크다는 것이 시스템이론이다. 우리 몸 속의 오장육부는 부분이고 개별적이지만 이들의 사이를 채우는 혈관이나 연골, 힘줄 등으로 연결되고 끊임없는 흐름을 통해 생명체로 기능한다. 국가 시스템은 국민과 정부, 정당 등 부분들을 잇은 신뢰와 협력, 상호존중으로 생명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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