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경제상태를 감지할 수 있는 몇 가지 시그널이 있다. 불황에는 소주 소비가 늘어나고, 경기가 좋으면 맥주 판매가 증가한다. 소비 패턴의 시그널을 통해 경제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이론으로 정립한 사례가 치마길이 이론(Skirt length Theory)이다. 1971년 미국경제학자 M 마브리드는 불활일 때 여성들이 원단이 적게 들어 가격이 싼 미니스커트를 선호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미국 화장품 회사인 에스티로더는 립스틱 판매량으로 경기를 가능하게 하는 립스틱지수(Lipstic Index)를 만들었다. 그리고 경기가 나빠지면 여성들이 빨간 립스틱을 선호한다는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는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기 시절 경제가 어려운데도 립스틱 매출이 오르는 기현상에 대해 경제학자들이 붙인 용어이다. 실제로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에서 립스틱 판매량이 급증했다. 
금년에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립스틱 등 입술 화장품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63.5% 급등했다고 한다. 고대 히브리어에서 신호를 타우(Tav)라고 하는데 그 의미는 표적(Mark), 조짐이나 징후, 계약이나 체결(Sign), 시작을 알리다, 나타내다, 언약, 둘이 연합하다, 통신(Signal), 서명(Signature)의 다양하다. 
요약하면 신호는 일정한 부호나 표지, 소리, 몸짓 따위를 사용하여 특정한 내용이나 정보를 전달하거나 가르키는 것이다. 또는 일이나 사건의 등의 시작점 또는 징후를 뜻하기도 하다.
  경제학에서 신호이론(Signaling theory)은 정보의 비대칭성 상황에서의 의사소통과 정보전달에 대한 이론이다. 
예를 들어 고용주가 채용할 구직자의 능력과 역량에 대한 정보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객관적 평가를 위해 학위나 자격증, 경력 등이 들어간 이력서를 요구한다, 이때 이력서는 고용주와 구직자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해 사용되는 신호 중에 하나이다. 
마케팅 전략의 하나인 광고와 같이 상품의 품질과 가치를 나타내기 위해 소비자에게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신호이론은 개인이나 집단이 의사결정을 할 때 정보의 불완전성이나 불확실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설명하고 해결을 위한 이론인 것이다. 신호이론은 개인이나 집단이 다른 개인이나 집단에게 보내는 신호 즉 행동, 정보, 신용 등으로 그 자체가 가치가 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한다. 
정부의 정책이나 경제관련 통계치을 국민에게 알리고 설명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신호의 무결성(Signal Integrity)은 필수이다. 신호 무결성이란 일관성, 성실성, 신뢰성으로 거짓이나 꾸밈이 없고 믿을 수 있는 순전함을 의미한다. 신호는 관계를 잇는 유일한 수단이다. 
저명한 통계학자인 네이트 실버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치명적인 예측 실패 사례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이야기보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보여주기 이야기를 예고하는 신호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믿고 싶은 신념과 불일치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와 불안 반응을 갖는다. 
이런 인간의 심리를 알기 때문에 설득을 하는 입장에서 상황의 안좋은 데이터를 조작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한편, 신호는 오염되기도 한다. 좋은 사례가 있다.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 레이저를 전방에 비춰서 물체의 거리 및 특성을 감지할 수 있는 라이더(Light Detection And Ranging)를 사용한다. 
이 때 반사되어 돌아오는 전파에 다른 전파가 묻어서 올 때 판독의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신호의 순수성을 잃어버리면 의사결정의 오류를 낳게 된다.  
  신호는 상호 간의 약속이다. 약속의 기반은 절대적 신뢰이다. 우리 사회는 다양한 신호시스템에 의해 작동된다. 신호등은 상호 지킬 것이라는 약속을 신뢰에 의해 작동된다. 기상정보도 예보의 정확도가 신뢰성이다. 
가끔 학위논문의 표절이 시비가 되기도 하지만 표절 이상으로 나쁜 것은 실험이나 조사 데이터를 조작해서 타당성이나 신뢰도를 만들고 확률적으로 유의하다고 버젓이 작성하는 것이다. 옛날에 가장 빠른 의사전달 시스템이 봉화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국가의 안보나 전쟁, 중대사항을 알리는 신호시스템이었다. 
절대적 신뢰를 기반으로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했다. 반면에 시그널이 무시되면 엄청난 재난을 맞이 할 수도 있다. 세계적 재앙이라고 할 수 있는 모로코의 지진과  리비아의 홍수로 인해 수만명이 사망하고 실종했다. 폭우가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사전 위험신호를 보내는 기상정보시스템이 가동되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 사회를 연결하는 관계망에 순수하고 깨끗한 신호들이 흐르고 교환되어야 한다. 시그널은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징후이기도 한다.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하지만 만드시 그 조짐은 알 수 있다. 신은 인간에게 징조를 알아채는 능력과 지혜를 주셨다.
폭우가 쏟아지면 댐을 열어 방류를 해야 함에도 그대로 닫아두었다. 엄청난 압력에 의해 댐들은 붕괴가 이어지고 도시는 휩쓸려 갔다. 지중해의 허리케인이라 불리는 열대성 저기압 메디케인(medicane) 다니엘은 지구온난화 현상이 원인이라고 하지만 미리 예고되었던 것이다. 리비아의 정치적 분열은 어느 쪽이나 국가통제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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