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훈<국민의힘 상록갑 당협위원장>

우리 속담에 ‘입동이 지나면 김장철이 된다’라는 속담이 있다.
속담에 걸맞게 지난 14일 ‘안산시 새마을회 사랑의 김장’ 행사가 자원봉사센터에서 열렸다. 새마을회 회원들의 김장 담그는 모습이 참 따뜻하고 정겨웠다. 이 김장이 불우한 이웃, 사각지대에 사는 이웃들에게 전달된다니 어느 음식보다 소중함을 느꼈다. 붉은 장갑을 끼고 열심히 배추 사이에 소를 넣는다고 했지만, 회원들의 짓궂은 지적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열심히 일하는 회원들의 손길과 마음, 그리고 미소가 따뜻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쌓이는 김치를 바라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오는 느낌이었다.
어린 시절 이맘때쯤 김장 담그는 일은 마을 행사였다. 마을 사람들은 집집마다 돌아가며 김장을 담갔다. 손이 많이 가는 김장철의 일손을 덜어주는 일종의 품앗이 전통 미덕이었다. 절인 배추와 무를 날랐던 유년 시절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기도 했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차곡차곡 쌓인 김장 더미에서 따스한 사랑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따뜻한 귀갓길이었다.
김장은 겨울 동안 먹기 위해 김치, 깍두기, 동치미 등을 담가두는 것을 말한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김장 작업은 연중 큰 행사였다. 요즘은 핵가족화와 식단의 서구화, 외식 문화의 보편화로 집에서 담그는 김치의 양이 무척 줄어들었다. 마트와 편의점만 가도 쉽게 김치를 살 수 있을 정도이다.
2013년 12월, 유네스코무형유산위원회에서 우리나라의 ‘김장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김장을 위해 사람들이 모이고, 김치를 나누는 행위가 인류가 보존할 가치가 있는 유산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김장문화,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이 김치를 중국 것으로 둔갑시켜 홍보 강화를 해오고 있다. 예전부터 중국에선 한국의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불러왔다. 2010년대 이후, 중국에선 중국식 야채 절임도 ‘파오차이’라 부르며 우리나라의 김치를 중국 파오차이의 하위분류 중 하나로 만드는 기괴한 논리를 만들었다. 그 후 김치는 중국의 파오차이를 한국이 훔쳐 이름만 바꾼 것이라는 억지 주장까지 내세웠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중국 주변의 국가를 모두 중국 속의 나라로 여겨 왔다. 오만불손한 행태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동북공정’을 들 수 있다. 동북공정은 중국 동북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연구한다는 구실을 내세운 위장된 작업이다. 그 이면에는 고조선, 고구려, 발해의 역사를 크게 왜곡하고 있다. 중국의 속국으로 만들려는 못된 전략이다.
어디 이뿐이랴?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지난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중국 소수민족 대표가 한복을 입고 출연, 중국 국기를 전달하는 동영상이 우리 국민을 분노 속으로 몰아넣었다. 한복까지 중국의 옷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그들이다.
중국의 문화 정책 속에 담긴 저의를 하나하나 캐내어 그들이 꼼짝 못 하도록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그런 중국에 중국몽에 잠겨 굽신거리던 어리석은 정치인들도 생각이 난다.
김치로 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11월 22일은 ‘김치의 날’이다. 김치 재료 하나하나(11)가 모여 22가지의 효능을 낸다는 의미다. 김치는 최고의 발효식품이다. 면역력 증진, 항암 효과에 탁월하다. 김치의 날을 맞아 나눔의 정신, 공동체의 정신을 다시금 되새겨보는 것도 소중한 일이다.
김장 행사 참여로 애국자가 된 기분이다. 올겨울의 김치는 여느 해보다 더 맛있게 먹을 것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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