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 박사>

  영어 단어 어센틱(Authentic)이 미국 유명 사전 출판사 메리엄웹스터의 2023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되었다. 어센틱은 “거짓이나 모방이 아닌 진짜의, 실제의”“자신의 인격이나 정신, 성격에 충실한”“원본과 동일한 방식으로 만들어 지거나 수행된”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소콜로프스키 편집장은 “우리는 2023년에 일종의 ‘진실성의 위기’(Crisis of authenticity)를 목도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들을 더는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때때로 우리의 눈과 귀를 믿지 못한다. 
사람들이 진실보다는 믿고 싶은 거짓을 선택하게 된다. 왜냐하면 인간은 인지적으로 게으르기 때문에 정보들을 비교하고 구체적으로 추론하는 것을 귀찮아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지적인 사람들조차 거짓 정보를 잘 믿고 유사 과학에 쉽게 빠진다. 빠르게 변하는 환경의 불확실성과 불안이 사람들을 비논리적 사고로 이끄는 강력한 동인으로 작용한다. 
불안과 스트레스를 벗어나거나 회피하려는 자기방어심리는 잘못된 믿음을 여과없이 받아들이고, 새로운 진실에 대한 믿음으로 바꾸게 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사회적 불안이 증폭될수록 이단 사이비 신앙이 급속하게 확산되는 요인이다.
  “집단은 개인과 아주 비슷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집단이 생각보다 훨씬 더 원시적이고 미성숙할 수 있다는 차원이 있다. 왜 집단의 행동이 그렇게 훨씬 더 미성숙한지, 심리학적 입장에서 볼 때 왜 집단은 부분의 총합보다 항상 뒤떨어지는지에 대한 문제는 나의 대답 능력을 벗어나는 문제다”라고 심리상담자 스캇 펙(Morgan Scott Peck. 1936~2005)은 말한다. 
그는 많은 요인이 있지만 집단 미성숙 현상은 “다중 요인적”인 현상인데 그 중에 하나가 전문화 집단이 갖는 응집력이라고 할 수 있는 나르시시즘이라고 한다. 그것은 집단 양심을 분해와 은폐한다. 은폐는 아주 거대한 집단 차원의 거짓이다. 거짓은 동시에 악의 증상이기도 하고 악의 원인이기도 하다. 악의 꽃이면서 뿌리이기도 한다. 
그는 거짓의 사람들이란 책에서 개인의 거짓을 넘어 집단의 거짓에 대해 말한다. 거짓을 은폐하는 이유는 두려움과 내적갈등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라고 한다.
  뉴스를 통해 탈북으로 알려졌던 서해바다에서의 공무원 실종사건은 거짓으로 드러나고 그것을 은폐하려 했던 정황들이 감사원 조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은폐는 일시적이다. 현장을 모면하기 위해서 가짜로 분장하고 숨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드러난다. 
리더의 진성성이 요구되고 있다. 인도의 간디는 사회에서의 무질서와 혼돈이 만연되는 아노미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사회의 각 영역에서 본질을 밀어내고 중심을 차지한 7대 사회악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원칙 없는 정치(Politics without principles), 노동 없는 부(Wealth without work), 양심 없는 쾌락(Pleasure without conscience), 인격 없는 교육(Knowledge without character), 도덕 없는 상업(Commerce without morality), 인간성 없는 과학(Science without humanity), 희생 없는 종교(Worship without sacrifice)이다. 
간디의 충고는 오늘 날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과 지도자들에게 주는 충고라고 생각한다. 요즘 진정성 리더쉽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사람의 내면적 요소가 외적인 사람들에게 객관적으로 인지될 수 있는가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진정성 리더십의 원리는 마음의 지도 곧 정신모형을 네 가지의 요소로 정의한다. 리더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우선 객관적인 자기인식과 자기 욕구의 절제와 통제를 의미하는 자기규제, 그리고 사회적 관계에서 거짓없이 마음을 여는 관계적 투명성, 쏟아지는 정보을 편향적으로 분석하고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된 정보처리이다. 대니얼 길버트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데카르트적인 사고자가 아니라 스피노자적 사고자라고 한다. 데카르트적 사고모형은 인간은 중립적인 위치에서 여러 정보를 수집해 비교, 분석하고 판단한 뒤에 최종결정을 한다.
 반면 스피노자의 모형의 사람들은 중립적으로 정보를 처리하지 못하고 이해와 동시에 참이라고 전제한다. 이해와 수용이 동시에 진짜라고 믿는 것이다. 이들은 어떤 정보가 거짓이고, 가짜뉴스라는 것을 알려주어도 이미 굳은 믿음을 잘 바꾸지 않는다. 편향된 믿음이 고착화되는 것을 막고 진짜가 바로 서는 사회를 만들려면 토론과 검증의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리더의 솔선수범으로 진정성이 보여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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