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베푼 은혜는 흐르는 물에 새기고 받은 은혜는 바위에 새기라”는 옛말이 있다. 남에게 베푼 은혜나 도움은 금방 잊어 버리고 받은 은헤에 대해서는 잊지 말고 갚으라는 의미일 것이다. 학교 교육에 있어서 전인교육은 지적능력과 지식을 학습하는 지육(智育), 품성을 기르고 도덕의식을 높이는 덕육(德育), 건강한 몸과 정신을 키우는 체육(體育)이다. 곧 지덕체(智德體)의 조화로운 성숙이다다. 
덕은 인간관계의 필수이다. 덕은 타인에 대한 배려이다. 덕불고 필유인(德不孤必有隣)이라고 했다.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 장자는 덕을 고마운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했다. 덕을 앞세우면 공치사가 되고, 생색을 내면 무슨 꿍꿍이 속이 있는 있다고 보기에 고마움을 얻지 못한다고 했다. 
덕은 마음을 가볍게 하고, 입을 무겁게하며, 귀를 두텁게 하고, 눈을 밝게 한다고 했다. 덕이 마음 속에서 나와 입을 통해 바람을 탈 때 반나절 양지쪽 햇볕에 불과할 뿐이다. 누군가에게 베풀고 돕는 배려를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잘 말해준다. 그는 덕을 쌓을 때 내가 베풀었다는 사실을 잊어야 하고, 무엇을 주었는지를 잊어야 하고, 누구에게 베풀었는지를 잊어야 한다고 했다.
  맹자는 인(仁)을 기반으로 하는 덕성을 인간의 본성이라고 했다. 그는 네 가지 덕을 인의예지(仁義禮智)라고 말하면서 그 단서로 인간의 마음에는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이 있다고 했다. 측은지심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마음이다. 수오지심은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이다. 사양지심은 겸손하여 남에게 양보할 줄 아는 마음이다. 
시비지심은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이다. 공자는 이에 신(信)을 더하여 인의예지신의 오덕을 말했다. 믿음과 신뢰는 인간관계의 바탕이다. 기독교 윤리에서도 믿음, 소망, 사랑의 신학적 덕목과 지혜, 절제, 용기, 정의의 자연적 덕이 있다.  C.S 루이스는 지혜를 분별력, 용기를 꿋꿋으로 말하면서 이는 행동이 아니라 성품으로서 특질화되는 것이라고 했다. 분별력은 신중함을 의미한다. 역지사지의 지혜로움이다.
 절제는 서로가 지켜야 할 본분을  지키는 것이다. 상대에게 지나친 관심, 간섭, 충고는 외히려 불편하게 하고 거리를 멀리 하게 한다. 정의는 정직함, 공평한 교환, 성실함, 약속을 지키는 일 등 삶의 모든 부분이 포함된다. 꿋꿋함은 용기이다.  고통을 감내하는 버팀과 고통에 맞서는 배짱이 용기이다. 시경(詩經)에는 온온공인 유덕지기(溫溫恭人 有德之基)라고 했다. 온화하고 공손한 것이 덕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항상 따뜻한 마음을 갖고 남을 더 배려하는 생활을 한다면 이익만 추구하는 각박한 사회가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남모르게 덕행을 쌓으면 나중에 보답을 받게 된다는 의미의 음덕양보(陰德陽報)라는 고사성어도 있다. 잠언에 이르기를 “마음의 정결을 사모하는 자의 입술에는 덕이 있으므로 임금이 그의 친구가 된다”고 했다. 
바울도 “그러므로 우리가 화평하는 일과 서로 덕을 세우는 일을 힘쓰고, 우리가 각 사람이 이웃을 기쁘게 하되 선을 이루고 덕을 세우도록 하라”고 했다. 성경에서 덕은 헬라어 오이코도메라고 하는데 건축, 덕성의 함양, 덕을 세우기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관계에서 바울은 에베소 교회에 쓴 편지에서 “무릇 더러운 말은 너희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 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고 한다.
  덕은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한다. 인간관계는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관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일의 관점에서는 사람을 통하여 또는 다름 사람들과 함께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술이나 능력이다. 
인간관계는 감정적, 사회적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 심리의 필수적인 요소이다. 인간관계는 개인의 감정적, 사회적, 심리적 행복을 형성을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덕은 이런 인간관계를 맺게 하는 사회적 교환의 매개라고 할 수 있다. 덕은 예금처럼 누적된다. 잔고가 많아질수록 넉넉한 심성을 갖게 된다. 덕의 잔액이 마이너스가 되면 불안해지고 매사에 비판적이 된다. 행복함을 누릴 수 있는 여유가 없다. 
덕은 행복의 동기이다.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선의를 띠르고, 진리와 도덕을 실천한다면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고, 삶이 행복해진다. 덕을 가로막는 담은 교만이다. 교만의 높은 담은 마음의 흐름을 막는다. 그래서 죄 가운데 가장 큰 죄가 교만이다. 교만한 사람에게 사람들은 아첨하게 된다. 아첨은 마음의 진실과 거리가 먼 가짜이다. 덕을 쌓고 세우는 일은 결코 의지만 있다고 되지 않는다. 아주 작은 덕부터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