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얼마 전에 시화호 수질을 개선하겠다며 7300여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건설교통부가 시화호 북측간석지 317만평에 첨단벤처 제조시설용지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시화호를 두고 서로 엇갈리는 계획을 발표하는 것 같아 매우 유감스럽다. 안산·시흥· 화성지역 시민연대회의도 정부의 이 같은 정책에 대해 비난하고 조성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시화호로 인해 많은 시민의 혈세가 낭비돼 국민을 실망시켰다. 특히 시화호를 끼고있는 안산시를 비롯한 인근 주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피해가 엄청났다. 그런데도 정부의 개발정책은 현실을 무시하고 제각각 이다. 해양수산부는 시화호 수질개선을 위해 뛰고 있는데 건설교통부는 오염원인 제조업체를 입주시키려는 발상은 부처간 앞뒤가 맞지 않는 탁상행정이다.



희망을 주는 시화호만들기 안산. 시흥. 화성 시민연대회의는 건교부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개발의욕에만 치우친 졸속행정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시화호의 수질이 목표등급인 2등급은 고사하고 3등급으로 유지하기도 어렵다는 해양수산부의 보고서가 나왔는데도 오염원을 더욱 부추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시화호를 살리기 위해 예산만 쏟아붓는 꼴이 될까 걱정이 앞선다.



시민연대회의는 첨단벤처단지 조성계획에 동의할 수 없다며 즉각 백지화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철회를 위해 범국민운동과 전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직접적인 의견개진 운동(주민투표 포함)에 나설 것과 정부의 개발정책이 얼마나 반민주적이고 환경파괴행위인지를 폭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건설교통부는 이제 더 이상 시화호 종합이용계획에 물러날 것과 개발계획을 발표한 당사자의 문책을 거듭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의 이 같은 주장대로 정부는 시화호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인근 주민들의 의견개진을 우선적으로 해야한다. 그리고 『죽음의 호수』로 불렸던 시화호를 이제는 자연과 함께 살아있는 시화호로 거듭 태어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욱이 시화호 문제가 정부간의 잇속 챙기기로 흘러서도 안되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종합개발계획을 하루 빨리 수립했으면 한다. 이제 더 이상 시화호로 인해 비생산적인 논쟁은 이번으로서 끝을 맺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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