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 5건을 고의적으로 침해했다며 10억4934만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손해배상을 결정했습니다. 한마디로 애플의 일방적인 승리였습니다.

게다가 가장 신경이 쓰였던 디자인 부분까지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정이 KO 펀치와도 같았습니다.

애플이 인정받은 디자인 특허가 ‘직사각형에 둥근 모서리’였기에 삼성전자가 직사각형에 둥근 모서리 디자인을 사용하기 어려워진다면 아주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삼성전자로서는 애플의 디자인을 베꼈다는 오명을 쓴 것이 더 큰 타격입니다. 사람들의 인식에 모방 제품이라는 인식은 수치일 뿐만 아니라 항상 2인자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는 핸디캡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진짜 삼성전자가 애플을 모방을 했느냐라는 사실을 떠나서 한국 법정에서의 판결이 아쉬워집니다. 한국 법정은 최대한 애플의 눈치를 보며 최소한의 패배를 준 듯한 인상이 들기 때문입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데 우리나라는 강대국의 눈치를 보며 판정을 한 듯한 느낌이 들어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이상하게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자국인이나 기업에 대해서는 아주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곤 했습니다. 물론 정의감이 불타는 것은 좋지만 그 정의감이 자국에 상처와 피해를 주는 것이라면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제시대 법정에서나 경찰서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사람들에게는 엄격한 판결을 하고 일본인들에게는 유한 판결을 하는 장면들을 영화나 드라마로 보면서도 씁쓸한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당시 같은 우리나라 사람끼리 고소하고 고발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모릅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 서로 돕고 힘을 실어주면 좋으련만 더욱 날카로운 잣대로 우리들은 서로 죽이고 제거하기를 서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사실상 미국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정했지만 현재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9개 나라에서 30여건의 소송전을 펼치고 있는데 네덜란드에서 애플의 삼성전자 통신특허 침해를 인정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국가들에서는 모두 두 회사의 특허 침해가 없다는 판결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들을 빗대어 보면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사실이 일반적인 상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것이 비록 형평성에 어긋나는 말인지는 모르나 완전한 반칙이 아니라면 정과 사랑의 상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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