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얼마 전 태안 안면도 해병대 캠프 사고와 관련해 학생들이 머물렀던 유스호스텔 관계자가 실종자 가족들에게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서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산 적이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이 땅을 치며 오매불망 실종된 자식을 기다리는데 이들에게 문자가 도착합니다. “저는 유스호스텔 대표고 해병대 캠프 대표는 아닙니다”라는 문자메시지입니다.

지금 실종자 가족들은 죽을 심정으로 자식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런 타이밍에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문자를 실종자 가족들에게 보낸 것은 그 의도가 무엇인지를 떠나 가족들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행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금만 실종자 가족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그 타이밍에 그런 문제를 보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직 자신에게 책임이 떠넘겨 올 것을 염려하는 생각이 가득 차 있었기에 남을 고려하지 않고 그런 문자를 보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침 그 문자메시지가 도착할 즈음에 수색대가 실종된 학생 2명의 시신을 인양했다고 합니다.

메시지를 받은 실종자 가족들은 그 절망의 순간에 더욱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물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자기 책임만 회피하려고 하는 문자를 보낸다는 것은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면 상대방을 이해할 틈이 생기지 않습니다. 책임을 질 생각을 할 때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모든 지도자들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책임의식을 가지지 않는 지도자들은 더 이상 지도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매번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언론을 통해 나는 아무 책임이 없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스스로 나는 진짜 지도자가 아니라고 스스로 선언하는 것과 같습니다.

적어도 명색이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우선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와 사건에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선거를 할 때도 사람을 선택하는 기준을 단순화 시켜야 합니다. 저 사람이 책임을 지려고 하는 사람인가 책임을 떠넘기려고 하는 사람인가 그것을 살펴보면 좋은 리더인가 아닌가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지도자들만 책임의식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일반 국민들도 책임의식을 더불어 가져야 합니다. 모든 책임을 지도자에게 떠넘긴다면 그 역시도 문제입니다.

워싱턴 주 클라이드 힐 마을에서는 동전 던지기를 통해 시장을 선출한 적이 있습니다. 선거 결과 두 후보의 표가 모두 576표씩 똑같이 나오자 선거관리 위원회는 동전을 던져 결정을 내리기로 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이 소식을 들은 유권자들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항의를 해왔습니다. 그때 선거관리 위원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이 어리석은 방법이라고 나무라지 마십시오. 한 사람, 단 한사람만 더 투표에 참가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사실 그것은 전부의 책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회에 책임감이 넘치는 지도자들과 국민들이 많이 생기기를 기대해 봅니다. 책임을 서로 지려는 사회에서 건강한 풍토가 생기는 것입니다. 책임을 기꺼이 지고 가는 사회, 그런 사회를 통해 건강한 미래가 보장될 것입니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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