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정부와 철도공사는 이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오랜만에 친구가 된 검찰과 경찰은 노조 간부들을 하나 둘씩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노사간의 ‘춘투(春鬪)’가 다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파업과 관련하여 고려대학교 후문에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이 대자보는 현 정부가 지난1년동안 보여준 자세에 대해 성토(聲討)하고 있습니다. 이 대자보는 현 정부로 대변되는 소위 보수세력과 그 반대파로 대변되는 소위 진보세력사이에 한동안 소리 없이 진행되던 갈등을 수면 위로 다시 끄집어냈습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최근에 들어서 더 수많은 갈등으로 얼룩져있습니다.

이처럼 사회에 갈등이 심하고 살기가 어려워질수록,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줄 구원자를 찾습니다. 그러다가 누군가를 발견하면,‘이 사람만 있으면 세상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맹목적으로 지지합니다.그 단적인 현상이 바로 1930-40년대에 일어났습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0년 뒤에 대공황이 찾아왔습니다.

전세계는 극심한 경제위기에 빠졌고,사람들은 하루하루를 먹고 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자기의 이 어려운 상황을 구원해줄, 이른바 ‘구원자’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독일에서는 ‘히틀러’가,이탈리아에서는 ‘무솔리니’가 사람들의 강력한 지지를 힘입고 구원자로 등장하였습니다.

이처럼 ‘구원자 사상’이 사회적으로 만연하게 되면사람들이 희망을 가지면서 당장은 사회적인 활기를 찾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이자신의 인생을 전적으로 그 ‘구원자’에 의지하면서 모든 이성적이고 인간적인 판단을 포기하게 됩니다. 인류의 역사는 그런 선택을 했던 소위 ‘구원자’와 그 국민들이 결국 비참한 결말을 맞이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국민들에게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면서 전쟁을 주장했을 때, 많은 독일과 이탈리아 국민들은 광적으로 열광하고 전쟁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랬을 때 독일과 이탈리아는 잠시 활기를 찾았지만, 전쟁의 결과로 독일과 이탈리아는 처참하게 파괴되었고 그들이 그렇게 의지하던 독재자들도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이처럼 이 땅에서 찾는 구원자,모두가 열광하는 구원자는 결코 이 세상을 구원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갈등을 살펴보면, 갈등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누군가를 구원자로 생각하고 그 구원자를 옹립(擁立)하기 위한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정치권의 갈등이 그 단적인 예를 보여줍니다. 소위 ‘보수세력’이나소위 ‘진보세력’이나 똑같이, ‘이 사람만 집권하면 세상이 아름다워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누군가를 구원자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잘되면 자기 구원자 덕분,안되면 반대세력 탓”이라는 논리로 상대 진영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했다시피, 우리가 구원자로 생각하는 사람은 결코 구원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구원자에게 기대는 사람들의 삶은 결국 처참하게 실패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구원자를 기다릴 시간에,내가 먼저 나의 삶과 내 주변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사람들은 저마다‘이 세상에 사랑이 넘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렇다면혼자의 힘으로 온 세상에 사랑을 줄 수 있는 이른바 ‘사랑의 구원자’를 찾기보다, 내가 먼저 그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필자가 시무하는 <꿈의교회>는 이번 성탄절을 맞이하여, 안산 내에서 500가정을 선정하고 그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몰래산타 프로젝트”를 시행했습니다. 이것도 누군가에게 사랑의 임무를 떠맡기기보다는, 우리가 먼저 사랑을 전하는 것이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까?행복한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까? 구원자가 없나 기웃거리고 기다릴 시간에, 내가 먼저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십시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노래가사처럼, “작은 가슴 가슴 모아 고운 사랑 모아” 함께 만들어갈 때 시작될 것입니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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