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신고를 받은 소방서는 급히 현장으로 갔는데, 그 때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죽은 줄 알았던 여인이 패딩 점퍼를 튜브 삼아서 강물에 둥둥 떠 있는 것이었습니다. 웰빙 바람을 타고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고가 패딩 점퍼에는 기본적으로 방수기능이 들어있는데, 바로 이 방수기능 때문에 여인은 살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뒤늦게 기사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아웃도어 의류의 방수기능이 이처럼 의외의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워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과학기술들은 얼마든지 다른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두 가지 문제가 관건이 될 것인데, 하나는 ‘그 기술의 또 다른 용도를 발견할 수 있는가?’이고, 또 하나는‘그 기술을 어떤 의도로 쓸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필자는 이 두 가지의 문제 중에서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두 번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람을 살리려는 의도를 갖고 기술을 쓰면 그 기술은 선한 도구가 될 것이고, 반대로 사람을 해치려는 의도로 기술을 쓰면 그것은 바로 흉기(凶器)가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날 많은 가정에서 쓰고 있는 김치냉장고는사실 탱크 내부를 시원하게 하는데 사용되던 러시아의 “열전(熱電)소재”기술을 차용한것입니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정찰용, 암살용 등 군사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던 무인항공기인 드론(drone)를 민간용으로 사용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Amazon)”과 그 유명한 “도미노 피자”는 배달용 드론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재해지역에 가서, 산불을 진화하거나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방안은 최소한 모든 개발이 끝난 상태입니다. 이처럼 인류는 살상에 사용되던 많은 기술들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1866년 노벨이 만들었던 다이너마이트입니다. 노벨은 자신이 만든 다이너마이트가 광산업이나 토목공사에 사용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다이너마이트의 가공할만한 위력을기꺼이 전쟁에 사용해서 더 많은 사람들을 죽이는데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노벨은 훗날 다이너마이트를 만든 것을 후회했습니다.

이처럼 기술은 어떤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중립적인도구입니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은 오늘날 기술문명이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기술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그 기술을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을 갖고 사용하는가’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그뿐이겠습니까? 제도의문제도 그렇습니다. 아무리 똑같은 선거 제도라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갖고 쓰느냐에 따라서, 그 선거는 공동체의 진정한 리더를 뽑는 절차가 될 수도 있고, 한 정파의 야망을 채우는 도구로 전락할 수도 있다. 요즈음 논쟁이 되고 있는 게임도 그렇습니다. 똑같은 윷놀이나 컴퓨터 게임도 그것을 하는 목적에 따라서 삶을 풍요롭게 하는시간이 될 수도 있고, 삶을 망치는 수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술이나 제도 등 문명을 사용할 때 중요한 문제는 결국 ‘그것을 사용하는 마음이 어떤가’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삶이 힘들어질 때마다 종종 주변의 환경을 탓합니다. 학생은 공부가 힘들 때마다 제도를 탓하고,사회를 탓합니다. 직장인들은 삶이 힘들 때마다 직장 환경을 탓하고, 사회를 탓합니다. 어른들은 학생들의 문제를 게임 탓, 스마트폰 탓으로 돌립니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이런 제도와 환경을 바꾸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와 환경을 만들어주더라도, 그것들이 좋은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으면 문제가 반복될 것입니다. 그래서 기술, 제도 등이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그 중에서 제일 먼저 살펴야 할 것은 바로 우리 인간들의 마음입니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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