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두 사람의 점수에 대해서, 같은 종목에서 동계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카타리나 비트’는 두 사람의 점수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미국의 방송사인 ESPN에서 ‘피겨 여자 싱글 부분의 진정한 우승자’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2%의 응답자들이 김연아 선수를 선택했습니다. 미국의 방송사인 NBC에서 같은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36%의 응답자가 김연아 선수를 선택하여 고작23%를 얻은 소트니코바 선수를 앞질렀습니다. 그 반면에 국제빙상연맹에서는 이번 판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스포츠에서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해석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러시아에 비해서 외교력이 부족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해석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논란에 대해서 한 발짝 물러나려고 합니다. 이번 논란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와 같이 분노하는 분위기에 휩쓸려‘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려고 했던 것은 바로 이번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가장 원했던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번 올림픽은 김연아 선수가 선수로서 임하는 마지막 무대였습니다. 그녀가 고별무대에 임하면서 진정 원했던 것이 무엇일까요? 금메달을 따는 것이었을까요?저의 생각은 다릅니다. 물론 금메달을 땄다면 좋았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그녀가 가장 원했던 것은 “자신의 팬들에게 ‘그동안 감사했다’는 작별 인사를 하고 그들로부터 ‘그동안 수고 많았다’는 격려를 받는 것이 아니었을까”하는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보면, 그녀는 자신의 목표를 이미 완수했습니다.

비록 결과에 억울한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그녀가 웃을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자신의 목표를 이루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김연아 선수의 마지막 무대를 보면서, 그녀가 지금까지 했을 수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흘렸을 눈물과 상처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녀는 그동안 실력을 갈고 닦기 위해서, 그 차가운 빙판에 얼마나 많이 넘어지고 상처를 입었을까요? 넘어지는 동안 그녀는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요? 실제로 그녀는 연습의 대가로 많은 상처를 갖고 있습니다.

현재 척추가 왼쪽으로 10도가량 기울어져있고, 왼쪽 발목과 고관절, 그리고 허리에도 부상을 안고 있습니다. 또한 오른발로만 수없이 착지하는 연습을 한 결과, 그녀의 오른쪽 발은 현재 40대의 신체나이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는 이러한 몸 상태를 안고도,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 매 순간 쉼 없이 주어진 과제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게 최선을 다했던 결과, 그녀는‘진정한 세계 1등’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피겨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수많은 2세대들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순간 그저 김연아 선수에게 “수고했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한편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주어진 인생에 최선을 다하기를 생각해봅니다. 비록 그 과정에서 상처를 입고 눈물을 흘리더라도, 우리는 주어진 인생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물론 눈물과 상처를 입으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산다고, 김연아 선수처럼 당대에 성공한다고 보장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을 넘어 최선을 다한다면, 내가 심은 사과나무가 언젠가 열리듯이 우리가 심은 인생의 씨앗도 언젠가 결실을 거두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김연아 선수의 고별무대가 주는 감동이 아닐까요?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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