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어떤 미래들은 감당하기 힘든 고통 중에 있고, 어떤 미래들은 너무나 슬프게도 꽃을 펴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고로 인해서 피해자들의 가정도 큰 충격을 받았고, 이를 지켜보던 안산의 이웃들도 모두 슬픔에 빠졌습니다. 이날 우리 안산의 시계는 멈췄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할까요? 제가 이곳에 글을 쓰게 된 이래, 한 글자를 적기가 이렇게 힘든 적이 처음입니다. 정신적, 육체적인 고통을 당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떠한 위로나 어떠한 조언이 아니라, 때로는 침묵하고 때로는 함께 울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간에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을 향한 글 대신, 저와 같이 안산에서 사고의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남은 안산 시민들께 드리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저도 우리의 사랑하는 아이들이 고통을 받는 모든 과정을 지켜보면서, 처음에는 초조했다가 다음에는 화가 났다가 가슴이 한없이 아팠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안산의 많은 사람들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쳤다가 이제는 우울증까지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함께 웃고 인사하던 아이들과 이웃들이 고통을 당한 것을 보며 함께 걱정하고 공감하는 인지상정(人之常情)을 넘어, 이제는 자신의 일상생활에 지장이 올 정도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언론들이 우리 안산에 대해서,“집단 우울증”이 온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심리학자들과 상담 전문가들은 안산 전체에 대한 ‘집단 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변의 이웃들을 바라보면서,우리 안산시가 한꺼번에 침울해지는 상황이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우리 안산의 많은 이웃들에게 다시 한번 묻고 싶습니다. 이처럼 한없이 슬픔을 공감하는 것만이 과연 피해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위하는 길일까요? 장례식장을 가보면, 어떤 사람들은 유족들과 함께 슬퍼하고 공감합니다.

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실의에 빠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유족들을 대신하여, 그들이 해야 할 접대나 정리 등의 일을 기꺼이 감당해줍니다.

비록 마음은 아프지만, 오히려 자신의 힘을 내어서 유족들이 짊어져야 할 짐을 대신 져주는 이웃들도, 유족들에게는 이후에 일상생활로 돌아올 때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일반인들이 슬픔을 당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생각하다가, 같이 우울함에 빠지는 것은 오히려 그들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마음으로는 그들의 아픔과 상처에 공감하면서, 삶으로는 이전보다 더욱 힘을 내어서그들이 감당해야 할 인생의 짐을 함께 짊어지고 돕는 것이 그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함께 가슴 아파해야 될 때입니다. 지금은 더욱 침묵하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마음에 다가올 수 있는 우울함을 넘어서, 우리의 힘을 더욱 내야 할 때입니다. 저도, 우리 안산의 모든 시민들도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의 마음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입을 굳게 다물고, 이웃의 짐을 나누어질 수 있도록 한 발짝 더 움직여서, 그들의 아픔이 하루속히 치유되고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오도록 조금 더 노력합시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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