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주변에 보면, 결혼도 안하고 연애도 안하고 출산도 안 하는 젊은이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소위 3포세대를 말로는 들어왔지만, 최근에 들어서 그런 젊은이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얼마 전 그런 젊은이 중 한 명을 만나서 왜 그런지 물었습니다. 막연하게는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들은 이야기는 저를 더 놀라게 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한 번의 실패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인생에 방해가 될 만한 것들을 제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결혼이요, 연애요, 출산이었던 것입니다.

옛말에 ‘승패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기고 지는 것은 병사의 일상적인 일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패배도 병사에게는 일상적인 일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 말을 모두가 인정할 정도로, 우리 사회는 패배나 실패를 인정해왔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는 한 번의 실패도 인정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 번만 실패해도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젠가부터 실패를 두려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실패가 꼭 두려워야만 하는 것일까요? 세상이 바뀌었으니까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미국의 소총 사격 선수로 알려진 매튜 에몬스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2004년 하계 올림픽 사격 남자 50m 소총 복사’에서 금메달을 땄고, 2008년 같은 종목에서 은메달을 땄습니다. 그리고 ‘2012년 하계 올림픽 50m 소총 3자세’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실력파입니다.

그러나 매튜 에몬스는 ‘불운의 사격 천재’ 등의 별칭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결승이나 준결승에서, 결정적인 실수로 인해 매번 금메달을 놓쳤기 때문입니다. 그는 2004년 하계 올림픽에서 10.6점으로 높은 점수를 냈지만, 옆 선수의 표적에 맞춘 실수로 0점 처리가 되었습니다.

얼마나 황당한 상황입니까? 쉽게 맞추기 어려운 점수를 획득하고서도 실수로 인해 모든 것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2008년 하계 올림픽에서는 결선까지 오르게 됩니다. 그러나 마지막 1발을 7점으로 쏘면 금메달이 확정되는데, 4.4점을 맞춰 4위로 밀려났고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2012년 하계올림픽에서는 이제껏 실수 때문에 메달을 얻지 못했던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이마저도 은메달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실수가 있었고, 동메달 밖에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매튜 에몬스 선수는 세 번의 올림픽에서 실수 한 번으로 실패를 맛봐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정작 그 자신은 모든 상황에서도 행복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시상식장에서도 해맑은 얼굴로 기념 촬영을 마치고, 올림픽 사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감회를 맞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물론 경기를 임할 때 갖게 되는 긴장이 그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동메달을 따서도 행복하며 은메달과 금메달 모두가 똑같이 값지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실수로 인한 실패가 분명 그의 속을 쓰리게 만들었을 텐데도 계속해서 다음 대회에 두려움이 없이 도전하는 긍정적인 자세를 갖고 있었습니다.

실패는 두려움을 좋아합니다. 한 번의 실수로 인해 두려움을 가지면 실패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두려움을 떨쳐내는 일은 실패를 이겨내는 첫 걸음이기도 합니다. 실패? 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시 일어서는 것입니다. 두려워하지만 말고 다시 일어서봅시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