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해보면, 차 종류가 보이고 운전자가 보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서 유독 많이 보이는 것이 외제차를 끌고 다니는 젊은 사람들입니다. 집에서 많은 돈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면 저런 차를 끌고 다닐 수 없을 텐데, 너무나 많은 젊은이들이 ‘억’ 단위의 외제차를 끌고 다닙니다. 왜 저럴까 생각하다가, 무언가 생각하게 하는 한 가지 사고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윤활유 등 4종류의 기름을 약 200통 실었던 5톤 트럭이 터널 앞에서 폭발했습니다. 이 때 차에 실려 있던 드럼통과 말 통 수 십 개가 불이 붙은 채 길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어떤 통은 옆 차선에 있던 차들에게 직접 떨어졌다. 그 결과 차 10대가 완전히 불에 탔고, 트럭 운전자를 포함해서 3명이 숨졌습니다.

이 사고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필자는 오히려 다른 측면에서 생각했습니다. 바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라는 것이었습니다. 조사에 의하면, 기름통에 불이 붙은 차량들이 전소되는데 불과 20초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희생자들은 여러 생각이 스쳤을 것입니다. 기사에 의하면, 50대 피해자는 아들에게 전화해서 비명을 질렀고, 20대 피해자는 엄마에게 전화해서 비명을 질렀다고 합니다. 아마도 하고 싶은 말은 참 많은데, 뜻하지 않은 때에 해야 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종종 내일을 말하지만, 사실은 30초 뒤의 미래도 알지 못합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과연 ‘미래를 생각한다는 것이 과연 의미 있을까’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오늘을 즐기기 위해서 외제차를 구입하거나, 하고 싶은 대로 여행을 다닐 것입니다. 그래서 생긴 신조어가 ‘욜로족’, 즉 ‘한번뿐인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게 과연 맞을까요? 지금 당장 등 따시고 배부른 것에 만족하면, 동물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인간의 문명이 동물과 다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에 만족했던 것이 아니라 미래를 고민하며 미리 준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조선이 500년 간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미래를 바라봤던 세종의 안목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고려의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우리만의 문화가 있어야 국가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한글을 비롯한 수많은 문화를 만듭니다. 열심히 장려했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완전히 정착되지 않았다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중요한 것은 당대가 아니라 자손들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고민하는 이유는 비전의 열매를 당대에 보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앞에서 본 것처럼, 우리의 인생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꿈꾸는 비전이 아무리 올바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 열매를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지금 당장의 편안함을 위해서 살면 우리 자녀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우리는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보지 못할 열매를 바라보며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아버지가 심은 나무는 무럭무럭 자라서, 자녀에게 그늘을 제공합니다. 우리가 그 아버지가 되고 나무가 되면 어떨까요? 지금부터 자녀들 앞에서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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