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이날 아침은 너무나 평범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비는 오지 않았고, 여행을 가기에 나쁘지 않은 날씨였습니다. 이날 아침에도 사람들은 저마다 산책하고, 운동하고, 출근하고, 집안일을 하는 등 너무나 평범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출근 시간이 끝나가던 때, 속보가 뜨더니 그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또 한 번 전해지는 속보인가 보다 하고 지나갔다가,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고가 있었지만 큰일 없이 지나갔던 것처럼, 이 일도 그렇게 별일 없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손으로는 일하고 귀로는 뉴스를 보고 있었습니다. 얼마 뒤 다 구조되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그럼 그렇지’ 하는 심정으로 뉴스를 껐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다시 소식이 들립니다. 모두 무사하다는 소식이 잘못 전해진 것이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시계를 봅니다. 사고가 일어난 지 이미 몇 시간이 지난 것을 보고, ‘아차’ 하는 심정이 들어서 다시 뉴스를 봅니다. 뉴스마다 심각한 어조로 소식을 전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일어난 일만 반복해서 이야기할 뿐, 희망적인 소식이 들리지 않습니다.
골든타임이던 하루가 지나고, 이틀, 사흘, 일주일... 희망적인 소식이 들리지 않았습니다. 기도했지만, 그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소식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며칠이 흐르고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몇 년이 흐릅니다. 배가 인양되고 아직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속속 돌아옵니다. 심증으로만 갖고 있던 사실을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가족들의 눈물을 보며 저 역시 가슴이 찡해집니다.

그리고 지난 16일! 그 일이 있은 지 4년이 되었습니다. 물론 4년 만에 비로소 우리 사회가 공식적으로 이 일을 인정하게 된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무엇인가? 바로 아픈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입니다. 이 일로 인해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잃은 분들은 그 날 이후로 지금까지 마음 편할 날이 없었고 특별히 4월이 되면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겪고 있는 마음의 아픔은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상상 이상의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자리에서 그분들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의 입장에 서서 그분들을 바라보면서 배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꽃다운 학생들을 떠나보낸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배려뿐만 아니라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분들을 떠나보낸 가족들, 또한 작은 흔적조차 찾지 못한 채 심증으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 우리는 그런 배려를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분들에 대해서, 또 우리 이웃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지난 몇 년간 서로를 향해 각을 세우고 오해하며 서로 싸웠던 것이 아니었는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배려해야 할지는 더 생각해야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조금만 더 배려하려고 한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 슬픔도 많이 사라지고 더 나은 우리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쉽지 않지만, 그래도 지금의 이 슬픔을 웃으며 이야기할 그 날까지, 함께 배려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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