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한 젊은이가 저에게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이 젊은이는 얼마 전에 새로운 직장에 들어갔는데, 마침 직속상사가 자기보다 나이 많은 이성(異性)이었습니다. 보아하니 열심히 일하느라 결혼을 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일에서는 성공한 사람이었지만, 직장 동료나 부하들에게는 엄격하다 못해서 너무 기계처럼 다루고 있어서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젊은이도 그 상사 밑에서 일하기 힘들어서, 퇴사나 이직을 고민하던 중에 상담한 것이었습니다.

상황을 보니까 안타깝긴 했는데, 그래도 어렵게 들어간 직장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래서 한번 이렇게 제안해봤습니다. “어쩌면 그분은 너무 바쁘게 살아서, 누군가의 돌봄을 제대로 받아보지 못했을 수 있어.

그렇게 배운 적도 없었을 수도 있어.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대하는지도 몰라. 그래서 말인데, 그분에게 반대로 더 잘해드리면 어때? 힘내시라고 먼저 따뜻하게 이야기해보고, 음료수도 사드리고, 먼저 말씀드려서 산책도 해봐. 그러면 달라질지도 몰라.”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 이 젊은이와의 우연한 만남조차 잊었을 정도로 바쁘게 살고 있었던 어느 날, 이 젊은이가 연상으로 보이는 여자 친구를 데리고 와서는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감사하다’고 인사합니다.

왜 감사하냐고 물으니까, 알고 보니 옆에 있던 예비신부가 예전에 저와 상담하게 만들었던 그 직장 상사였던 것입니다.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니까, 그 때 제가 제안한대로 먼저 다가가서 인사하고, 아무리 짜증내도 웃으면서 대답하고, 먼저 음료수도 사드리고, 먼저 제안해서 산책도 하다 보니, 서로 마음이 열려서 결혼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에, 저도 놀라워하면서 두 사람을 마음껏 축복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잘 되는 인생이 될 것인가? 사람들은 저마다 여러 가지로 말합니다. 어떤 사람은 잘 되는 인생이 되려면,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잘 되는 인생이 되려면, 좋은 곳에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잘 되는 인생이 되려면, 타이밍이 좋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인생이 잘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은 그렇게 되지 못한 자신을 비관합니다.

꼭 그런 법칙대로 살아야 인생이 잘 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의외로 뜻밖의 곳에서 새로운 인생이 열릴 때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오늘날 당연한 필수품이 된 포스트잇은 원래 초강력 접착제를 만들려고 했다가 실패해서 버리려고 했던 실패작이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쉽게 뗄 수 있는 책갈피로 써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발상을 바꾸었다가, 의외로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앞에서 말한 커플 이외에도 의외로 많은 커플이 뜻하지 않은 여행지에서, 뜻하지 않은 모임에서, 심지어 억지로 나온 소개팅 자리에서 만나서 결혼에 이르게 된 경우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래서 인생은 알 수 없습니다. 뜻밖의 일이 많이 벌어집니다. 그러므로 좋은 조건에 있다고 무조건 좋아할 것도 없고, 좋지 않은 조건에 있다고 낙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늘도 하루를 살아갈 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으로, 뜻밖의 곳에서 좋은 것을 얻는 ‘잘 되는 인생’이 되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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