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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며 잘 지킵시다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 안산신문
  • 승인 2019.04.2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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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간으로 지난 4월 16일 새벽, 프랑스 파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에 큰 화재가 일어났습니다. 지붕과 첨탑이 무너졌고, 그 외에도 많은 피해가 났습니다. 13세기부터 프랑스 국민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했던 노트르담 성당이 무너졌다는 소식에, 프랑스 국민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통곡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세계 각국의 정상들도 함께 안타까워하며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시선을 끄는 3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대성당이 불타고 첨탑이 무너지는 바로 그 때, 곳곳에서 통곡하던 파리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이더니 서로를 포옹하며 위로한 뒤에, 불타는 성당을 바라보며 기도하고 찬송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진화가 끝나면 원인을 조사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프랑스 국민으로서 함께 아파하고, 사투를 벌이며 수고하는 소방관들을 응원할 때라는 공감대가 있었기에, 시민들은 먼저 기도하고 찬송하기 시작했던 것이었습니다.

한편 화재가 진압된 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노트르담 대성당을 5년 내에 재건하겠다고 밝힙니다. 그러나 건축사가이자 고딕 성당 전문가인 미국 듀크대의 한 교수는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5년이든 10년이든 많은 인력과 돈이 필요한 상황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많은 곳에서 노트르담 성당 재건을 위해 많은 돈을 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루이비통그룹 회장이 2억 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2,568억원을 기부했고, 애플의 CEO인 팀 쿡도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렇게 해서 모인 돈이 화재 다음날, 단 하루 사이에 우리나라 돈으로 1조원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들은 일부 단체에서 거세게 항의하기 시작합니다. 작년부터 프랑스에서 시작된 ‘노란 조끼운동’이 다시 일어나기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작년에 프랑스 정부가 환경오염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경유 유류세를 23%나 인상했는데, 파리에서 일하려면 반드시 자가용으로 출퇴근해야 했던 시민들은 이것을 부자중심의 정책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이에 불만을 가진 수만 명의 시민들이 몇 달에 걸쳐서 시위를 벌입니다. 한동안 거셌던 시위가 이제 잠잠해지나 했는데, 서민들에게는 돈을 풀지 않던 부자와 기업들이 노트르담 성당에 돈을 풀기 시작하자 다시 시위를 시작한 것입니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하나였습니다. ‘불쌍한 서민들을 돌아봐 달라.’

여기서 우리는 전통이 위기를 맞을 때 대처하는 몇 가지 중요한 것을 발견합니다. 첫째로 위로를 받으려고 하기 전에, 내가 먼저 찾아가서 안아주고 위로하고 마음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누가 문제인지를 따지기 전에, 먼저 함께 일으키고 응원해야 한다는 겁니다. 셋째로 무슨 일을 하든지, 사람이 배려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키워드를 발견합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전통을 만들고 제대로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통은 결국 사람을 살리는 일과 공존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우리 안산신문이 어느덧 30주년이 됩니다. 30년 동안 안산 곳곳을 누비며 좋은 일을 함께 나누고 어두운 일을 밝히려고 했는지, 저도 한 사람의 독자로서 지켜보았습니다. 그렇기에 과거에 잘 한 것에 얽매이기보다 이제부터 시작될 미래를 바라보기를 기원합니다.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을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무너진 곳을 일으켜 세우는 그런 언론이 되어서, 앞으로의 30년도 멋지게 잘 만들어가기를 기원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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