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관한 강의나 도서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프레임>, <굿 라이프>의 저자이자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최인철 박사의 신간 <ABOUT H: 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를 읽어보길 권한다.

최인철 박사가 센터장으로 있는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와 대한민국 대표 메신저 카카오가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복 실태 조사를 위해 손을 잡았다. 행복연구센터와 카카오 같이가치팀은 2017년 9월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 사람들의 행복을 실시간으로 측정해오고 있다. 행복연구센터가 개발한 ‘안녕지수’ 측정치가 카카오 ‘마음날씨’ 플랫폼에 탑재되어 이용자들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조사에 응할 수 있다. 또, 행복뿐 아니라 다양한 심리검사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그 측정치를 정리하여 출간한 보고서다.

그간의 행복 보고서 혹은 측정치들은 대부분 치명적인 단점 하나가 있다. ‘실시간 안녕’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오늘 조사에 응한 데이터들은  보고서로 도출 되는데 대략 몇 달 혹은 일 년 정도가 걸린다. 사실 우리가 행복의 농도를 측정하는 목적은 지금  행복하기 위하여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싶어서다. 그런데 측정 분석 리포트가 몇 달 뒤에, 아니 일 년 뒤에 나오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매일매일의 삶에 반응하는 우리 마음의 민감한 변화 측정이 필요하다. 행복은 신선도가 중요하다. 과거의 행복은 유효하지 않다. 미래의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우리의 행복을 위하여 탄생한 ‘안녕지수’. 다수의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자신의 안녕을 보고할 수 있는 플랫폼!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와 카카오 같이가치가 합작한 안녕지수 프로젝트는 이렇게 등장했다.

365일 24시간 행복 측정
100만 명의 행복 데이터
개개인의 심리적 특성을 고려한 분석
행복에 관한 특별한 질문에 대한 답 찾기

이 실험적인 보고서의 재미 요소는 위 네 가지에 있다. 특히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개개인의 심리적 특성을 고려한 분석 리포트라는 점이다. 모바일을 통해 접속한 데이터 결과이다 보니 응답자 개개인의 특성 분석을 통하여 보다 세밀하고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 이 리포트에는 우리나라 연령별로 그리고 성별에 따라 특정 이슈 혹은 환경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행복을 느끼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디테일한 결과가 실려 있다.

행복에 관한 특별한 질문도 재미있다. ‘남북정상회담은 우리를 얼마큼 행복하게 했을까?’, ‘평창 올림픽은 행복 올림픽이었을까?’, ‘지역별 성격차이, 정말 있을까?’ 등 제목만 읽어도 흥미진진한 질문들이 가득하다.

재미는 물론 한국의 오늘에 대하여, 내 안녕에 대하여 돌아보게 되는 부분도 있다. ‘사회비교를 하면 과연 덜 행복할까?’, ‘물질주의 공화국 대한민국’ 등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식 내부를 신랄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내용도 알차다.

이쯤해서 안녕이라는 단어를 곰곰이 들여다본다. 安寧, 편안할 안 그리고 편안할 녕. 몸의 편안함을 뜻하는 단어였다면 이 리포트에 ‘더 많이 감사할수록 더 행복해진다’와 같은 내용이 실릴 수 없었을 것이다. 마음의 편안함은 행복이라는 단어와 다르지 않을 듯하다. 우리 마음이 안녕하기 위하여, 과연 우리는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켜야 할까? 이 리포트가 그 답은 될 수 없겠지만 적어도 많은 단서를 던져줄 수는 있을 듯하다.

                                                     정상미<중앙도서관 시민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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