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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菊化)
  • 안산신문
  • 승인 2019.10.3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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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시인/수필가>

가을하면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단풍을 떠 올릴 수도 있지만 날씨가 서늘해져야 피는 가을 꽃이 있다. 추석명절이 조금 지나면서부터 꽃집 앞에 줄지어 소담스럽게 피어 있는 국화를 볼 수 있다. 아직 여름이 다 안 갔다고 생각 하고 있는데  언제 물들여 놓았는지 샛노란 꽃잎을 활짝 열어 가을 문이 열리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노란국화 옆 어쩌다 있는 자색국화도 고고하고 우아함으로 여름의 끝자락이라고 말하며 웃는 듯 피어 있다.
국화는 여러해살이풀로 성실과 정조 고귀 진실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그 종류가 2,000여종이 넘는다고 한다. 꽃의 색깔은 품종에 따라 노란색과 흰색 자색 보라색 흰색 등 다양 하다고 한다. 꽃의 종류가 많이 있지만 꽃 대궁에 꽃 하나씩 피어 있는 꽃을 대략 대국 중국 소국 이렇게 나뉘어 불려지는 것 같다. 특히 동양에서는 사군자의 하나로 귀한 대접을 받아왔다. 먹의 농도로 꽃의 형태를 표현 하는데 그 표현한 꽃의 자태는 생화를 보는 것 보다 때로는 더 감동을 주기도 한다.
들국화는 산국 감국 뇌향국 구절초 갯국화 개미취 쑥부쟁이 등 여려 종류의 가을꽃으로 핀다.  산국화가 요즘들과 산에 만발 하였다. 특히 산국화는 꽃모양 특별하게 예쁘지는 않다. 무리지어 핀 산국화는 무더기무더기 핀다. 산국화가 무더기로 핀 곳에는 그 향이 가을의 냄새를 내는 대표 같다. 서리가 내린 뒤 피는 산국화라서 그런지 샛노란 산국화의 향은 짙어 겨울준비를 끝냈어야 할 벌들을 불러들여 호화 잔치를 벌이는 것 같이 산국화와 혼연일치되어 늦가을 까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잔치를 한다.
감국은 산국과 비슷하지만 꽃이 조금 더 크다고 한다. 뇌향국은 양지바른 산지에서 자라며 잎에서 향이 난다고 한다. 그리고 갯국화는 바닷가에서 노란색을 띤 작은 꽃으로 핀다고 한다.
잘 가꾸어진 공원엘 가면 자주색으로 꽃의 얼굴이 조금 크고 무리지어 피어 가을바람에라도 꽃들이 흔들리면 그야말로 요즘 말로 ’심쿵‘하게 하는 꽃이 개미취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좋아 하는 대표적인 색이 보라색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보라색을 가진 꽃이 무더기로 피어서 바람에 부딪끼며 일렁거리는 모습을 보면 심장이 멎을 것 같은 생각을 들게 하는 꽃이다. 하여 개미취 꽃을 보는 순간 탄성이 나오는 것 같다.
개미취 꽃 쑥부쟁이 꽃 구절초꽃등이 비슷하여 전문가나 꽃에 관심이 많은 사람 빼고는 꽃들을 구분하기가 어렵다. 다만 색으로 구분을 할 수 있다. 구절초 꽃은 흰색을 가지고 핀다.
그리고 꽃잎들이 촘촘한가에 따라서 구분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가을꽃들이 산과 들에 만개하여 짧은 가을햇살 아래서 겨울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가을꽃들은 단풍들과도 잘 어울리는 노란색과 보라색을 가지고 있어서 높고 높은 파란가을 하늘과 조화를 이루는 것 같다.
구절초는 선모초(仙母草)라고도 불리 운다. 그리고 꽃잎을 말려서 베개 속에 넣어 방향제로도 사용하기도 하였지만 머리칼이 희게 하는 것을 방지 한다고 하여 옛날 할머니들이 많이들 사용 하였다고한다. 구절초는 가을에 뿌리 채 캐어서 말려서 약으로 많이 쓰이는 것 같다.
산국화나 들국화들이 언제부터인지 고속도로변이나 공원에 한 켠에 심어져서 이 가을에 꽃을 피우고 있다. 한동안 자취를 감추어서 이젠 부자로 살아 꽃도 옛날에 보던 꽃은 안 보려고 씨를 말렸구나 하였다. 가을이면 바람을 억새들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추수를 끝낸 논둑이나 밭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꽃들 이었다. 어렵고 힘들었을 때 함께 했던 식물들도 우리가 잊지 말고 함께 해야 한다. 그 속에는 우리의 정서가 녹아 있고 우리는 그 꽃들로부터 위로를 받고 지금 이렇게 잘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과거가 있어서 현재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들국화

밭둑에 들국화는 피었다/아낙의 수줍음으로/농부의 순수함으로/푸른 하늘을 향하여

밤이면 별들이 내려와 벗하고/새벽에 내리는 맑은 이슬로/천사보다 더 깨끗하게 단장한
계절의 길목에 보기 드문/오상고절(傲霜孤節)의 열녀

텅 빈 하늘 인적이 드문 밭둑길에/철 잃은 허수아비비와/낙엽들도 보헤미안으로
먼 길을 떠나는데/홀로남아/순교자처럼 겨울을 기다린/들국화

김영순시집(시월의 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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