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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고집도 달라져야 한다
  • 안산신문
  • 승인 2019.12.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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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본격적으로 몰려오는 한파가 무섭습니다. 모든 게 꽁꽁 얼어 붙어버립니다. 손발이 꽁꽁 얼거나, 흘러내리던 콧물이 얼어버리는 것도 있겠지만, 마음이 얼어붙어서 좀처럼 녹아내리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겨울 한파에 불어 닥치는 칼바람처럼 쌩한 마음은 상대방과 단절을 일으키고 굳이 부리지 말아야 할 고집까지 버리지 못하게 만듭니다.
연말이면 한 해를 평가하고 내년을 전망하는 기사들이 쏟아집니다. 어느 기사를 보니 지난해보다 일자리는 26만개 늘었지만 최저임금 상승과 경기하강 여파로 제조업과 영세 자영업의 일자리는 급감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가게 하나를 내기보다 가게 문 하나를 닫는 게 더 빈번했다는 말입니다. 근로소득자는 소득이 늘었다는 통계에 반해서 자영업의 소득 통계는 최대치로 하락했다고 합니다.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어느 지인은 한숨만 푹푹 내쉰다. 평일에는 거의 놀고 있고 그나마 주말에는 연말모임으로 주문량이 늘긴 하지만 그마저도 작년 대비 3분의 1의 매출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근로 소득자에 비해서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심한 편입니다. 누구나 부푼 꿈을 가지고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장사해서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로 가게를 오픈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결국 버티는 가게가 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우연히 TV프로그램에 나온 두 가게를 보았습니다. 둘 다 오랜 장사의 시간을 보냈지만, 장사가 잘 되지 않아서 고민인 집이었습니다. 이 때 소위 ‘요식업계의 마이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사람이 두 가게를 찾아가서 자신의 방법을 이야기하는데, 두 집의 반응이 서로 달랐습니다. 먼저 장사한지 23년이 된 가게 사장님은 자신이 했던 양념장을 버립니다. 어쩌면 자신의 세월이 녹아있고, 요리의 철학이 담겼다고 할 만한 양념장이었을 텐데도, 오히려 더 성공을 거둔 사람의 조언을 듣고 자신이 먼저 테스트를 해본 뒤에 과감하게 버립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던 완판을 몇 차례나 기록했고, 사장님은 눈물을 훔쳤습니다.
한편 장사한지 14년 된 가게 사장님은 애써서 준 조언을 무시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14년 장사했던 게 완전히 물거품도 되고 마음의 상처도 굉장히 받았다고 비난했습니다. 자신이 그렇게 고심하면서 만들었던 소스를 ‘맛없다’고 말하자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린 것이다. 그 결과 그 집의 장사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조언이나 쓴 소리를 태세 전환의 기회로 삼는다면 지금의 현실을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이 생기고 신화가 됩니다. 그것은 본인에게 달려있습니다. 마음의 문을 열고 눈과 귀가 뜨여서 받아들이기만 하면 희망이 보입니다. 두 집의 차이는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합니다. 눈물을 홈치며 완판을 이루는 사람과 소스를 버리지 못하겠다는 사람의 차이는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데서 오는 차이입니다.
지금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버리지 못하면, 다른 새로운 것을 손에 필 수 없습니다. 인생이 그렇습니다. 각자의 자존심이 걸려있고, 나름의 철학과 한평생이 담겨 있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현실을 뒤집을 수 있는 힘은 버리는데 있습니다. 옹고집은 다른 데서 부려도 충분하다. 지금은 자신만의 옹고집을 버리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는 과감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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