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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수역 앞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 안산신문
  • 승인 2020.05.2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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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원<동화작가>

전철을 타면 집과 가까운 상록수역에서 내리게 된다. 그럴 때면 늘 평화의 소녀상을 보게 된다. 우리에게 아픈 역사의 한 부분을 일깨워주는 소녀상, 그러나 요즈음은 소녀상 대하기가 부끄럽고 창피스럽기까지 하다. 저절로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소리가 새어나온다.
소녀상과 관련된 시민단체 정의연(정의기억연대) 문제로 나라가 시끌벅적하다. 지난 7일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과 윤미향 전 이사장에게 문제제기를 하면서부터이다. 할머니의 기자회견으로 촉발된 문제가 이제는 정가에까지 번져 점입가경이다. 계속 터져 나오는 정의연의 의혹에 그동안의 공적마저 사라지는 느낌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2011년 12월 14일 시민단체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집회 1000회 째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세웠다. 치마저고리를 입고 짧은 단발머리를 한 소녀가 의자에 앉은 채, 일본대사관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군에 끌려갔던 14∼16세 때를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또 소녀상 옆에는 빈 의자가 하나 놓여 있다. 이 의자에 앉아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공감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대변인 역할을 하던 정대협은 그 후 정의연으로 명칭을 바꾸고 지금까지 꾸준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은 우리 안산에도 세워졌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권과 명예를 회복하고, 미래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기 위해 2016년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상록수역 앞에 세워졌다. 그러다 지난해 7월에는 일부 몰지각한 청년들에 의해 훼손되는 아픔까지 겪어야 했다. 소녀상에 침을 뱉고 그 앞에서 성추행을 하는 듯한 모욕 행위까지 터진 것이었다.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을 정도로 전 국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안산 시민으로서 너무 부끄러웠다.  
이번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으로 정의연의 감추어졌던 의혹들이 한둘이 아니다. 하마터면 국민들은 몰랐을 일들이었다. 그 모든 의혹의 정점엔 윤미향 전 이사장이 있다. 그는 이 정의연 활동으로 더불어시민당 국회의원에도 당선되었다. 그러나 앞날이 순탄치 않을 예감이다.
정의연 기부금 내역을 밝혀달라는 국민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정의연이 모금한 성금이 할머니들을 위해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의혹과 윤 당선인이 기부금을 받는 과정에서 자신의 개인 계좌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게다가 딸의 고액 유학 논란과 위안부 할머니들 위한 쉼터 의혹까지 제기 되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 목적으로 조성됐지만, 정작 할머니들은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는 의혹까지 흘러나왔다. 더욱이 이 쉼터의 관리인이 윤 당선인의 아버지임이 밝혀져 또 다른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그러한 의혹들을 정의연 측에서 설명했지만 오히려 더 의구심만 낳았다. 고 김복동 할머니가 남긴 장학금 사용처도 문제가 되고 있다. 사회운동가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주어야 했을까라는 의문에는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 돈이 어떤 돈인데 화가 치솟는다. 
사회단체는 정부의 지원금과 기부금으로 이루어진다. 그러기에 더욱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여당도 감싸기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 끼리끼리 감싸고 노는 유치한 행태를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제기된 의혹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 국민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 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제 검찰이 수사에 들어갔으니 결과를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30년 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인권운동을 전개해 온 정의연에 대한 폄하로만 흘러서는 안 된다. 의혹은 투명하게 밝히되 문제가 있다면 재발되지 않도록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위안부 할머니들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절대 안 된다. 만의 하나라도 그렇게 했다간 죗값을 혹독하게 치러야 할 것이다.
상록수역 주변의 산에서 아카시 향기가 흘러나온다. 답답한 가슴이 조금은 희석되는 것 같다. 상록수역 앞 소녀상의 가슴에도 아카시 향기가 흘러넘쳤으면 좋겠다.  생존해 계시는 열여덟 분의 할머니의 가슴에도 흘러넘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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