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원<동화작가>

태풍 ‘바비’가 무섭게 몰아치고 있다. 아직도 역대급 장마의 피해 속에서 헤어날 줄 모르고 있는데 하늘도 참 무심하다. 게다가 설마 했던 코로나19도 무서운 발톱을 내밀며 전국에서 창궐하고 있다. 최근 9일(14일~22일)동안 감염된 환자만도 2,232명에 이른다. 무서운 속도, 들불 번지듯 확산되는 양상이다. 세계적으로 코로나 방역 모범 국가로 인정받았던 대한민국이었다.
수도권 일부 교회에서 비롯된 집단감염이 요양시설, 병원, 학교, 개인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 사례도 증가, 확진자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실내에선 50인 이상, 실외에선 100인 이상, 대면으로 모이는 행사가 금지 된다. 클럽, 노래연습장, 뷔페, pc방 등 12종의 고위험 시설과 실내 국공립 시설 운영이 중단 된다. 이전보다 삶은 더 힘들어지고 조그만 일에도 짜증이 치솟는다. 그래도 뚫고 나아가야 한다. 모두가 힘든데 22일엔 대관령에서 ‘2020 평창 대관령 전국하프마라톤대회’가 열려 수많은 사람들의 지탄을 받았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이다.
총리는 국민의 인내와 협조를 당부하며 국민과 정부가 합심하면 지금의 위기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총리 말처럼 국민과 정부가 합심하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렵기 그지없다. 정부와 국민과의 톱니바퀴가 제대로 맞지 않으니 예서제서 악재가 튀어나올 수밖에. 그 대표적 예가 정부와 의사협회와의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이다.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만 터지는 격, 파업은 시작되었고 의사협회는 26∼28일에는 2차 전국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파업에 동참한 전공의들이 한시적으로 의료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 정부는 파업을 계속할 경우 의사면허 정지 및 취소와 같은 법적 제재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강경자세이다. 의료계는 정부가 먼저 정책을 철회해야 파업을 유보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게다가 ‘내 의사 면허부터 정지’하라며 면허증을 찢는 의사들의 챌린지까지 확산되고 있어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시국이 되고 말았다. 여기에 여당과 야당은 또 네 탓으로 헐뜯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통합당 대표가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한 것을 두고 민주당은 혀 안에 있는 도끼를 또 꺼내들었다. “대통령도 안 가는데, 바쁜 정 본부장에게 훈계를 했다.”며 맹비난을 해댔다. 통합당은 정부가 숙박, 여행, 외식 등 소비쿠폰까지 뿌려 대며 코로나19 확산을 방조했다고 무섭게 몰아치고 있다. 게다가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의 넉 달 치 임금을 20% 삭감해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주자고 주장한 여당 국회의원도 있다. 참 희한한 사람이다. 어떻게 그런 생각까지 했을까? 의원이 되면 국해의원(國害議員)으로 가는 지름길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법무부장관은 부동산 가격 급등이 정부 탓만은 아니며 주부와 젊은 층의 투기 탓으로 몰아붙였다. 법무부장관이 부동산 영역까지 흔들어대고 있다. 동물 세계에서 남의 영역을 침범하면 죽기 살기로 영역 지키기에 서로 싸운다. 오만불손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어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참에 국회의원들이 먼저 모범을 보이길 바란다. 세비 반납하고 무보수로 나랏일을 했으면 한다. 제일 세금 아까운 게 국회의원들에게 주는 세비라고 한다. 왜 우리나라에는 불필요한 국회의원들이 이렇게 많아야만 할까? 국민들의  고통엔 아랑곳 않고 저들 잔치에만 열중하고 있다. 이런 함량미달의 의원이 죽으면 입이 가장 늦게 썩을 게 분명하다.
외신도 우리나라를 보는 시각이 180도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 방역 모범국에서 재확산에 맥을 못 추는 국가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격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외신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어게인 k방역, 해낼 수 있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산다. 모두들 힘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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