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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보다 본질을 중시하라
  • 안산신문
  • 승인 2021.02.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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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흑백 TV를 볼 때만 해도, 사람만 구별하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컬러 TV가 보급되면서, 우리는 서서히 색깔에 지배당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상세한 화질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TV를 넘어서 전반적인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어떤 제품을 보더라도 기능뿐만 아니라 색깔과 모양 등의 디자인이 매출에 영향을 주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기업, 동아리 등 단체마다 온라인 컨텐츠를 올리고 있습니다. 엄청난 컨텐츠의 홍수 속에서 조회수를 올리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당연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디자인입니다. 소위 “썸네일”이라고 불리는 제목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야 합니다. 그뿐일까요? 컨텐츠 안에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 디자인이 더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젠가부터 디자인과 포장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제품의 이미지를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광고에도 많은 돈을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미지를 잘 만든다고 해서, 그 제품이 좋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문득 옛날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예전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서 사과를 먹었습니다. 빨간색 껍질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너무나 맛있게 보여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사과를 깎았습니다. 그런데 껍질을 벗기고 보니, 뜻밖의 일이 벌어집니다. 겉은 멀쩡한데, 속은 썩은 것입니다. 안 되겠다 싶어서 다른 사과의 껍질을 벗기고 한입 물어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맛이 없습니다.
  보기에는 번지르르하지만 속은 불량인 사과는 좋은 사과일까요? 나쁜 사과일까요? 당연히 나쁜 사과입니다. 왜냐하면 가장 중요한 속 알맹이가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아무리 비주얼이 중요하고 디자인이 중요하더라도,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 잘못되면 절대로 좋은 제품이 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겉이 예뻐도 자꾸만 먹통이 되는 컴퓨터, 자꾸만 고장 나는 전화기가 결국 갈 곳은 쓰레기통입니다.
  저는 여기서 우리의 인생을 생각해봅니다. 최근에 유행하는 단어 중에 ‘플렉스’(flex)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 말은 원래 ‘구부리다’라는 뜻인데, 요즈음은 ‘과시’라는 뜻으로 많이 쓰입니다. 운동을 많이 한 사람이 근육을 과시하는 행위로 팔을 구부리는 것을 ‘플렉싱’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과시’라는 뜻이 들어간 것입니다. 이 뜻이 미국 힙합 문화에 들어가면서 ‘부나 귀중품을 과시하다’라는 속어로 확장된 ‘플렉스’는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 힙합을 통해서도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과시’를 넘어서 ‘지름’의 의미까지도 들어가게 됩니다.
  자기가 번 돈을 자기가 과시한다는데, 뭐가 문제냐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힙합 문화를 받아들인 일부 사람들이 자기의 겉모습을 치장하는데 많은 돈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10대들로부터 들려오는 문제는 심각합니다. 옛날 패딩점퍼를 살 때보다 더 많은 돈을 요구하면서 부모들이 힘들어하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보기에 좋은 음식이 맛도 좋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음식은 맛이 좋아야 보기도 좋은 겁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맛도 좋은 음식이 보기에도 좋습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내면이 좋은 사람이 겉도 좋습니다. 모양보다 본질을 중시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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