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우리가 평소에 잘 느끼지 못하지만, 이미 우리 안에 만연한 ‘질병’이 있습니다. 바로 “중독”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주변에만 해도 한시라도 스마트폰에 눈을 떼지 못하는 ‘스마트폰 중독’, 하루라도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카페인 중독’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또 여러 인생을 망치는 것이 드러나면서 사회적인 문제도 떠오른 ‘알코올 중독’이나 ‘도박 중독’뿐만 아니라, 최근에 문제로 떠오른 ‘쇼핑 중독’도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수많은 중독 안에서 살고 있는데, 언젠가부터 우리가 무심코 지나갔던 중독이 학계에서 발표되었습니다. 바로 “스트레스 중독”이라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는 나쁜 것인데, 스트레스에 중독이 된다는 게 말이 됩니까? 말이 됩니다. 잠시라도 쉬면 불안함을 느끼고 쉬는 때에도 일이나 공부를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받아야 불안이 사라지는 분들! 바로 이런 분들이 스트레스 중독에 걸린 것입니다.
  이러한 스트레스 중독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두 가지를 볼 수 있는데, 첫째는 호르몬의 이유입니다.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이 빨리 뜁니다. 이때 스트레스의 강도가 가벼워서 적당하게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이 빨라지면,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합니다. 이 즐거움을 잊지 못하는 사람이 힘들면 또 아드레날린을 얻기 위해서 다시 스트레스를 만드는데, 이것이 심해져서 급기야 아드레날린이 없으면 불안해지는 것을 ‘스트레스 중독’이라고 합니다.
  ‘스트레스 중독’에 걸리는 두 번째 이유는 마음의 문제입니다. 우리 사회가 끊임없이 변하다 보니, 조금만 쉬어도 남들보다 뒤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쉬는 것이 죄가 되고 무언가를 해야만 속이 편한 스트레스 중독에 걸리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급변하는 사회를 좇아가야 한다는 것을 상식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는 속도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냥 좋아할 일일까요? 언젠가부터 ‘돌아봄’을 잃어버린 우리의 모습을 문득 봅니다. 안산천에 벚꽃이 예쁘게 피었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무관심해졌습니다. 주변에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동료가 있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무심하게 지나가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이처럼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불안에 있는 사람은 눈앞에 놓인 길을 가기에 바쁘다 보니, 주변의 세상이나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기 힘듭니다. 최근에 우리 주변에서 정신적인 문제들, 이전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이웃 간의 소외와 무관심이 이렇게 많아진 것도 어쩌면 현대인들에게 만연해진 스트레스 중독으로 인한 ‘돌아봄’의 실종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무언가에 쫓기면서 바쁘게 살아가는 동안, 무관심 속에서 오늘도 아픈 가슴을 부여잡는 사람들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어쩌면 아픈 가슴을 잡는 또 다른 사람이 나의 배우자, 나의 자녀, 나의 친구일 수 있습니다. 혹은 내 자신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바빠도, 때로는 멈춰서 옆과 뒤와 속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이라도 일을 멈추어보고, 잠시 밖에 나가서 벚꽃을 돌아보면 어떨까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갤러리로 오셔서 멋진 그림과 함께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요? 멈추고 돌아봄을 통해서, 우리의 삶이 건강해지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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