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석<경기테크노파크 전략사업본부장>

피라미드는 모든 것이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피라미드를 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오르다가 힘이 부쳐 멈추거나 떨어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정상을 차지하거나 정상 부근에 깃발을 꽂은 소수의 사람들만 눈에 띄었다. 농경사회부터 지금까지 세상은 이들만 주목할 뿐이다.
그래서 현재도 이들이 역사와 사회, 정.경 모든 영역을  장악하고 있다.
나머지 대부분 필연적으로 탈락하고 떨어진 사람들은 실패와 박탈감을 곱씹을 뿐이다. 피라미드 세상은  구조적으로 그렇게 운영되었다. 인간이 만든 작위적 선택이며 강요이며 자연 질서를 거스르는 고정 관념이다.
기록을  보더라도 역사는 인간사회의 최강자들의 권력과 특권을 위한 놀이기구가 되었다.
그래서 세모꼴 꼭지점은 모든 폭력의 결정체이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 이상하다. 왜곡과 편견이 쌓이고 점철될 뿐이다. 폐단과 불평등을 양산할 뿐이다. 절대 다수가 아닌 소수 특권층이 대물림되고 있다. 그걸 유지하느라 전쟁, 탄압, 압제, 법률, 제도 등등 모든 에너지가 집중된다. 작위적이며 동시에 허위적인 횡포가 능력과 실력으로 포장되어 있다. 그것이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사대와 친서구사상과 대립적 발전이란 편견으로 장악되었다. 때문에 민족적이며 동양적이며 융합적 사고는 무시되고 밀려나고 탄압을 받아 왔다.
그러다가 요즘에 이르러 조금 상황이 좋아지기 시작 했다. 민주와 인권에 관심이 높아지고 IT가 발달한 사회상에 따른 현상이다. 지식 정보의 소통과 공유로 과거처럼 특권층이 작위나 독점적 행위를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서구 사상은 과학기술 문명을 등에 업고 정신 영역에서 존속하고 맹위를 떨치고 있는 중이다.
그러므로 이제 피라미드라는 전형적인 사회구조를 탈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 이상 피라미드속에서 사는 것은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이다. 그런 현상은 요즘 팬데믹 상황에서 K-경제의 문제점으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IT기술, 플레폼 사업을 비롯한 신기술 경제는 상향을 지속하고 영세 소기업과 자영업, 날품 노동자들은 급전직하 하고 있다. 양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심한 경쟁과 대립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모습은 좁아지는 차선에 몰린 트래픽을 일으키는 상황이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사람들 마음속의 피라미드는 존립을 강제할 힘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그런 사회 구조에 염증이 일고 있다. 그렇게 피라미드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 근근히 버티고 있다. 하루빨리 피라이드 상층부가 추구하는 허위의식과 과욕으로부터 벗어나 기회가 다양하고 풍부한 사회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둥그런 달항아리 사회상이다. 그 형상은 넉넉하고 편안하다. 달항아리는 보면 볼수록 우리  정서를 닮아 있다. 피라미드의 각과 끝을 둥글게 하고 긴장을 완화한다. 이성보다 감성을 담은 복심을 넉넉하게 한다.  여유와 배려를 느끼게 한다. 민족적이며 동양적이기 때문에 고조선으로 부터 동학까지, 유불선으로 부터 국학까지 면면히 흐르는 유려한 선을 담고 있다.
그러므로 홍익인간과 보편과 기본이 살아 있다. 그 속은 일등 독식을 대동사회로, 상쟁 만능을 중도 융합하는 평화가 지배한다. 이에 달 항아리같은 사회가 만들어 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개인적 삶의 영역에서는 지속적 수기, 신독의 자세를 견지하면 좋겠다. 사회 생활에서는 넓은 들처럼, 높은 산처럼, 깊은 계곡처럼  담아내고 포용하는 관계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불평등 경쟁의 피라미드를 허물고 달항아리를 빚는데 일조하는 삶의 가치가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한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