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코로나로 언젠가부터 한산해진 시민광장이지만, 때때로 산책을 가보면, 어딘가에 스케이트보드를 연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뒤로, 옆으로, 심지어는 점프하고 장애물을 타는 그런 멋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도 젊어지는 느낌을 받아서 좋습니다. 그러나 그런 멋있는 모습 이면에는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보드를 타다가 넘어지는 사람을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보기만 해도 아플 텐데, 그분들은 다시 일어나서 보드를 타고 연습합니다.
  그래서 하루는 그분들을 보면서 속으로 물었습니다. “저분들은 저렇게 아플 텐데, 어떻게 또 보드를 탈까?” 속으로 물으면서 그분들을 보는데, 금세 그 답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의 얼굴에 확연히 드러난 웃음과 경쾌한 목소리 속에서, 그분들이 얼마나 이 보드를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몸이 아파도 다시 보드를 즐기게 했던 것은 바로 즐거움이었습니다. 이 즐거움 때문에 그들은 또 보드를 탔고, 그 즐거움 때문에 그들은 조금이라도 더 잘 타려고 노력했던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많은 분이 즐거움보다 의무감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들은 가정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사직서를 내고 싶은 마음을 하루에 몇 번이나 누르면서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또한 어머니들은 자녀를 잘 키워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자기가 좋아하던 일을 접고 집안일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성적을 얻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하고 싶은 꿈 대신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하고 있습니다. 서점에 가면 사람들이 많지만, 그들이 보는 많은 책을 보면 직장에서 승진하기 위한 영어책이나 컴퓨터 기술 책, 혹은 자기 계발서 쪽에 몰려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언젠가부터 즐거움을 사는 사람을 가리켜, ‘게으름뱅이’ 혹은 ‘사치스러운 사람’으로 보기도 합니다.
  물론 그러한 의무감이 당장 성과를 거두게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의무감으로는 오랜 시간을 버티게 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의무감은 사람의 에너지를 빼앗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가정에 헌신했다가 한순간에 바람을 피운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정에 대한 의무감으로 살다가 지치는 바람에 자기도 모르게 그랬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열심히 일하던 사람이 한순간에 무력감, 우울 등을 겪고 삶의 의지를 잃어버리는 소위 ‘번아웃 증후군’도 결국 의무감으로 일하게 만드는 분위기의 부작용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나를 즐겁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그것이 어떤 취미생활이 될 수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그 취미생활이 직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나를 가슴 뛰게 만드는 일이 무엇인가를 알아낸 뒤에, 그것을 건전한 방법으로 풀어내는 것입니다. 만약에 컴퓨터를 좋아한다면 그것으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답이고, 화장품을 좋아한다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화장품을 만들어볼 수도 있을 겁니다. 혹시 여러분은 즐거움을 주는 일을 갖고 있나요? 또한 그 일이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이로움을 주고 있습니까? 모두를 이롭게 하고, 스스로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가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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