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석<경기테크노파크 전략사업본부장>

오늘 7월 19일 퇴근길에 무지개를 보았다. 쌍 무지개도 떴다. 같은 시간에 같은 공기를 마시며 정말 많은 시민이 무지개의 꿈을 품었다.
각종 sns에 무지개 사진이 홍수처럼 범람한다. 아름답고 아련한 무지개!!
쌍무지개는 노처녀 노총각 시집 장가가게 하는 설레임이 있다는데 정말 그렇다. 멍하고 몽롱하게 가물가물 현묘한 색깔에 빠져들게 한다.
빨주노초파남보 색색의 향연이 맑은 쪽빛 하늘가에 우아한 아치를 그리며 다리를 놓는다.
견우와 직녀가 만나 헤어진 세월과 그만큼 그리웠던 심사를 해후하는 오작교이다
가난한 이들도 조만간 넉넉하고 행복하게 살거라고 축복하는 희망교이다.
취준생도 장사하는 분들도 하루빨리 취직하고 돈좀 버는 꿈이 실현되는 총천연색 사다리이다.
사업가,직장인, 부모형제,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의 꿈과 소망을 품느라 찬란하고 아름답고 다채로운 색깔을 빚어내는 모양이다.
남북으로 갈라져 떨어져 있던  고신동엽 시인의 아사달, 아사녀를 얼싸안게 만드는 다리이다.
남과 북, 대립과 갈등의 양극점을 연결하고 포용과 상생하게 하는 창조물로 무지개보다 나은게 있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와 이 땅위에 항상 무지개가 펼쳐져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게 없을 테다.
그러나 현실은 꿈보다 좌절이 지배적이다. 신음과 아우성이 우리 삶의 영역에서 내를 이루고 강으로 흐르고 있다. 그런 신산하고 절박한 저변의 사정들 때문에 푸른 하늘에 나타난 무지개가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모양이다.
코로나19로 얻은 것이 있다면 이전보다 훨씬 푸르고 청명한 하늘이다. 그리고 인간이 자연에 저지른 무개념, 무지를 각성하게 한다.
동시에 인간의 오만함을 일깨워 겸허와 겸손의 미덕을 실천하도록 경고하고 있다. 무지개를 쳐다보며 생각한다.
모든 이들이 항상 마음속에 간직한 그런 무지개가 사라지지 않기를 말이다. 우리 모두는 어릴적부터 무지개를 품고서 파랑새를 쫓으으며 살아 왔다.
무지개가 잠시 맑아진 대기에 떳다 사라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길 바란다. 누구나 인간에 내재한 육체와 영혼의 가치는 무지개같은 아름다움이 삶의 여정에 농축되어 있기 때문에 소중하고 절실하다.
어느 누군들 무지개를 보며 찬연하고 홀황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그만큼 우리 모두는 마음속에 무지개를 드리우고 살아 온 자주적 자유인들이다.
무지개를 보며 얼른 코로나 19가 종식되길 빌어본다. 정말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과 자영업과 소상공인을 비롯한 모든 생활인들 마음속에 산뜻한 무지개가 쌍으로 겹겹으로 드리워지길 소망한다.
오늘 회색빛 고단한 도시위에서 정말 오랜만에 청정한 대기가 준 자연의 선물을 받아 보았다. 감사하고 감읍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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