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열린글밭 칼럼 김미희 에세이
행복한 페미니즘
  • 안산신문
  • 승인 2021.12.01 10:05
  • 댓글 0
김미희<소설가>

나는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불리한 조건이라고 정의한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평등하다. 그러나 여자는 태어날 때부터 공정한 대우를 못 받았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차별받는다는 의식도 없었다. 이나마도 수많은 여성 선배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에 오늘의 여성인 내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할 때가 많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굳이 페미니스트라고 말하지 않아도 차별을 느낄 때가 많다. 남성을 대하는 여성의 문제일 수도 있고, 남성의 사고방식 문제일 때도 있다. 그걸 때마다 지적하거나 따지면 ‘유별난 여자’라는 취급을 받는다. 하다못해 우리 집 안에서만 해도 시부모님의 논리적이지 못한 차별에 대해 시끄러울까 봐 묵과하고 넘어가는 일이 많다. 내가 받는 차별도 억울한데 내 딸들이 사는 세상을 위해서는 바뀌어야 한다. 지금 내가 나서야하는 이유다.
  [행복한 페미니즘]을 읽으면서 나는 말로만 떠벌리는 페미니스트였다는 것을 알았다. 여태껏 왜곡된 통로로만 페미니즘을 접한 탓에 페미니즘이 정말 무엇을 추구하는 이념이고 운동인지 잘 몰랐다. 이 책을 통하여 말로만 하는 페미니즘 운동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페미니즘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나는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 어떤 훌륭한 이론이라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벨훅스의 [행복한 페미니즘]은 저자의 페미니즘 이론과 경험에 의한 실례를 바탕으로 현재 여성운동의 광범한 쟁점들을 정리하고 있다.
 책에서 저자는 '페미니즘은 성차별주의, 성차별적 지배와 억압을 종식하고자 하는 운동'이라고 하며, 남성 자체가 아닌 가부장제와 성차별주의, 남성 지배 구조가 구조적으로 제도화된 성차별주의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여성들이 다른 여성들을 지배하기 위하여 계급 혹은 인종적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한 페미니스트의 자매애는 결코 온전히 실현될 수 없다. 여자들이 타자를 지배하지 않으면서 자기실현과 성공을 이룰 수 있는 현실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기의 내면화된 성차별주의를 페미니스트적 사고로 전환하는 단계를 경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초기의 페미니즘은 서구 여성 특히 미국의 백인 여성들이 주도해온 것이 사실이다. 20세기 미국 페미니즘 운동사를 점검하면서 현재 여성운동의 광범한 쟁점들을 정리하고 있다. 페미니즘은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종식하려는 운동임임을 알려주면서 구조적으로 제도화된 성차별주의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은 남성을 적으로 상정하지 않고 성차별적 사고와 행동이 문제라는 점을 꼬집는다. 더불어 인종주의, 학벌주의, 제국주의 역시도 종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도 서구의 페미니즘 역사의 전철을 밟고 있다. 서구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지구상의 가부장제의 역할에서 고뇌하는 양성 모두의 이야기이다.
 예를 들어 가사노동이나 가부장제 안에서의 성이라든가 바로 나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어 공감을 자아낸다. 페미니즘은 남성과 여성, 어린이와 사회적 소수자, 전 지구적 가부장제적 자본주의에 시달리는 제3세계인들 모두를 위해 좋은 것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우리사회에 진정한 양성 운동이 자리를 잡기를 갈망한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