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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생각하다
  • 안산신문
  • 승인 2022.03.0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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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전쟁과 함께였습니다. 원시시대에는 사람들이 평화로웠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원시인은 순박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이들은 호전적인 전쟁광이었습니다. 시카고대 고고인류학과 교수 로렌스 킬리는 서유럽과 북아프리카의 중석기시대 유골에서 뚜렷한 대량 학살의 흔적을 찾아냈습니다. 그는 전 세계 각 지역의 원시 부족의 기록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는 원시 부족들이 1년에 많게는 20차례까지 전투를 겪었다는 통계를 제시합니다. 이는 근대국가의 국민이 한 세대에 한 번가량 전쟁을 겪은 것과 비교하면 훨씬 많은 수치입니다.
  전쟁은 그 역사가 계속될수록, 또 문화가 발전할수록 규모가 점점 커지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은 기술의 발달을 불러왔고, 다시 이 기술은 전쟁의 규모와 위력을 더욱 키웠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그 규모와 위력을 가장 크게 실감할 수 있었던 전쟁은 세계 대전입니다. 특히 제2차 세계 대전의 피해 규모는 이전의 것들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의 공식 사망자만 약 5600만명 입니다. 이는 직전에 있었던 제1차 세계대전의 공식 사망자 850여만명의 7배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또 전쟁으로 인한 군인 사망자보다 민간인 사망자 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전쟁 막바지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터졌던 원자력 폭탄이 우리에게 주는 경고 또한 기억해야 합니다.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힘으로 지구를 멸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여러 번의 전쟁이 가능했던 지구가 이제 단 한 번의 세계 전쟁으로 멸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전쟁은 우리에게 큰 피해를 줍니다. 전쟁이 개개인에게 미치는 비극은 숫자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비극적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가끔 전쟁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전쟁이 단순히 내 목숨만 달린 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전쟁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우리 주변의 가족, 이웃, 친구의 목숨이 달린 일입니다. 전쟁은 단순한 게임이 아닙니다. 생과 사를 넘는 현장에서 한쪽만 피해를 보는 예는 없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었던 1994년 ‘1차 북한 핵 위기’ 당시 미국의 시뮬레이션 결과, 개전 24시간 수도권 중심으로 150만 명의 인명피해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이처럼 전쟁의 결과는 비극적이라는 것을 우리는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전쟁이라는 방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한정된 자원을 내가 먼저 차지하기 위한, 가장 힘들지만 가장 간단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칼을 들고 하는 전쟁에만 그런 게 아닙니다. 수많은 갈등 상황에서, 점점 많은 사람이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저것 생각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단적인 범죄들의 배경을 살펴보면, 남과의 갈등이나 자신 안에서의 갈등을 가장 간편한 방법으로 풀려는 심리가 깔려있습니다.
  그런 연장선에서, 최근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고, 고통받는 상황에서도,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국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역시 갈등을 자신으로서 가장 간편한 방법으로 풀려고 하는, 이기적인 방식입니다. 너도 죽고 나도 죽이는 전쟁은,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하루 속히 전쟁이 끝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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