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원<동화작가>

지방선거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다. 입후보자들에게는 더 빠른 걸음으로 달려올 것이다. 지방선거일이 이제 50여 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지방선거는 기본적인 선거 외에 재‧보궐선거까지 겹쳐져 복잡하기 그지없다. 현 경기도 교육감의 불출마설로 교육계도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래도 안산 시민의 가장 큰 관심은 안산시장을 비롯한 시·도의원선거이다.
지난 3월 30일자 본지의 안산시장 예비후보자들을 비중 있게 다룬 기사가 눈에 띈다. 벌써 11명이 등록, 시민들의 가슴에 각인시키기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여기에 현 시장의 재출마설과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시·도의원까지 예상하면 우후죽순 격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시·도의원 예비후보자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다가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여느 선거 때처럼 유력 후보 중심으로 합종연횡이 이루어질 것이 뻔하다.
여당과 야당이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이다. 20년 정권을 오만하게 외치던 민주당은 대선 패배 충격으로 이번 지방선거에 배수진을 치고 있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이다. 새 정권의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여당 야당 가릴 것 없이 정신 차리려면 한참 멀었다. 민주당은 아직도 국회 의석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국민의힘은 대선 승리가 마치 자신의 당이 좋아서 된 것처럼 자기모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둘 다 어리석기 그지없다.
정권 이양기의 신·구 정권의 힘겨루기도 볼썽사납다. 게다가 대통령 부인의 의상에 대해 왈가왈부 잠잠할 날이 없다. 지긋지긋하다.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설도 믿음이 안 가고, 청와대의 말바꾸기 행태는 더 한심하다. 세계적 K방역이라던 코로나19 자화자찬은 사라지고, 이제는 국민 각자가 알아서 살아남아야 할 판국이다. 자고 일어나면 치솟는 물가고에 국민은 힘든데 참으로 희한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정치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안산의 선거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이다.
안산의 인구수는 지난 2월 말 기준 697,991명이다. 인구수는 하향곡선을 긋고 있고, 경기는 여전히 침체 현상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반월공단은 예전의 힘찬 기개를 되찾지 못하고, 동력을 잃어가고만 있다. 반월공단이 다시 힘차게 돌아가야 하고, 젊은이들의 취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희망이 넘치는 안산이 되어야 한다. 자긍심 넘치는 안산이 되어야 한다. 이런 안산의 발전을 위해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건 시장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 고향 사람, 당 소속이라 무조건 식으로 찍는 구태적인 선거에는 과감히 등을 돌려야 한다. 안산도 이 구태에서 자유스럽지 못한 게 사실이다.
안산은 고구려 때 장항구현(獐項口縣) 또는 고사야홀차현(古斯也忽次縣)으로 불리었다. 이런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안산시를 이끌어갈 제15대 시장과 시·도의원을 뽑는데 내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지방의 중요한 일에 정부가 손을 댈 수도 있지만, 이를 가장 빨리 해결하고 꼼꼼히 살필 수 있는 것은 역시 지자체이다. 지자체를 작은 정부라고 불리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이다. 그런 면에서 대선보다 더 중요한 게 지방선거일 수도 있다. 입후보자들은 지난 시장들과 의원들의 행보를 돌아보고,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안산 발전에 도움이 될지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시민은 어떤 후보가 안산을 위해 열심히 일할지 제대로 살펴야 한다. 안산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칠 입후보자, 그런 면에서 안산시민사회연대가 제시하고 있는 설문 조사 결과를 유의해볼 필요도 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는 민주주의를 가장 잘 나타낸 말로 꼽힌다. 국민의 정치는 나라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에 의한 정치는 국민에 의해서 정치가 이루어져야 하며, 국민을 위한 정치는 모든 국민이 편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정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안산이 비상의 날개를 활짝 펴야 한다. ‘안산의, 안산에 의한, 안산을 위한 선거’로 바꾸어보자. 대한민국의 가장 모범이 되는 선거, 다른 지자체들이 부러워하는 축제 형식의 아름다운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구태의 틀을 확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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