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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화려해도 모래성은 허물어진다
  • 안산신문
  • 승인 2023.03.2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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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세상에는 많은 축제가 있습니다. 축제를 참여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저도 어린 시절 지역 축제에 가보면, 참 즐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양한 먹거리! 흥겨운 음악! 가지각색의 공예품! 평범했던 곳이 특별한 공간으로 바뀝니다. 우리나라에도 언젠가부터 다양하고 유명한 축제들이 곳곳마다 열리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오늘은 한 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모래축제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축제를 앞두고, 평범했던 해수욕장이 유난히 시끄러워집니다. 세계적인 작가들이 와서 근사한 모래 작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작가들의 작업이 끝나고 나면, 해수욕장은 근사한 야외 전시장으로 바뀌게 됩니다. 물론 우리가 가끔씩 바닷가를 방문해서 작은 손으로 만들던 작은 모래성 수준을 생각하면 안 됩니다. 입이 벌어질 만큼 규모 있고, 다양한 작품들이 생겨납니다. 바벨탑, 오페라하우스, 자금성,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다양한 세계적인 명소와 작품들로 꾸며집니다. 마치 세계에 있는 공간을 모래로 옮겨온 것과 같이 말이죠.
  볼거리가 가득한 곳에 많은 사람이 모여서 축제를 즐기는 모습과 작품들의 규모와 정교함을 보면 입이 벌어집니다. 그곳에서 가족, 친구, 연인들은 모래 아트를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죠. 이런 즐거움이 입소문을 타면서, 축제가 열리면 며칠 사이에 수십만 명이 모인다고 합니다. 주변의 상권도 신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그런데, 축제가 끝나고 나서, 며칠 뒤에 모래 작품이 가득했던 해수욕장을 방문하면, 또 한 번 놀라게 됩니다. 웅장하고 아름답던 모래 작품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작품이 되어 우리를 즐겁게 하던 모래들은 다 허물어져, 곳곳에 다시 뿌려집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과거를 뒤로 하고, 사람들에 의해 잘근잘근 밟히게 됩니다.
  이처럼 모두 시간이 지나면 모래성들은 사라집니다. 저는 여기서 우리의 인생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얼마 전 어떤 분의 부탁으로 임종을 지켜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이야기하자면 길지만, 부귀영화를 누리며 나름대로 잘 나갔던 인생! 그러나 그분도 여느 인생과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병마에 시달리다가 힘겹게 삶을 마감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삶을 마감한 뒤에는, 한 줌의 흙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 또 다른 생명에 의해 밟히는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화려한 성으로 찬사를 받아도, 결국 시간이 지나 바람을 맞으며 사라지는 모래 작품처럼, 그분의 인생도 정말 화려했지만 결국은 여느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었던 것이었죠. 그분만 그런 건 아닙니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고 했던 권력자도, 자신의 이름이 영원히 남기를 원했지만, 한참 후 돌아보면 잊혀졌습니다. 남은 이들도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기억 속에 희미해집니다.
  우리의 인생이 결국 이렇다면, 우리는 어떤 태도로 인생을 살아야 할까요? 저는 그 해답이, 아이들이 모래성을 쌓는 모습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모래성을 쌓을 때, 그 자체를 즐거워합니다. 그리고 모래성을 쌓을 때, 서로 싸우지 않습니다. 이처럼 우리 인생도 모래성을 쌓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그 자체를 즐거워하면 어떨까요? 그리고 서로 싸우기보다 때로는 같이, 때로는 도와가며 인생을 만들면 어떨까요? 모래성과 같은 우리의 인생! 오늘도 행복하게 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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