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오늘은 현대 미술에서 주목할만한 화가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바로 ‘뱅크시’라는 영국 화가인데, 이 사람의 활동을 보면 독특합니다. 우선 그는 얼굴을 가린 채, 남들이 보지 않는 시간에, 벽에다 작품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그저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서 작품을 공개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뱅크시가 그저 ‘철없는’ 화가인 건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뱅크시의 작품 안에 전반적으로 기존 세상에 대한 깊은 고민과 저항이 잘 들어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메시지가 대중들에게 조금씩 알려지면서, 뱅크시는 어느새 현대 미술이 주목하는 유명한 화가가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뱅크시가 아무 벽에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까, 우리 집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이 뱅크시의 작품인 것을 모를 때가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 일도 벌어집니다.
  영국의 한 도시에서, 어떤 사람이 자신의 집을 팔기 위해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우리나라 돈으로 4억 원에 매매하기로 계약합니다. 사실 이 집에는 누가 담벼락에 그려놓은 예쁜 그림이 있었는데, 주인은 그저 낙서로만 생각합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 담벼락에 사람들이 오더니 사진을 찍는 겁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알아보던 주인은 깜짝 놀랍니다. 그냥 낙서로 생각했던 이 그림이 알고 보니 ‘뱅크시’의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그 벽화의 가치는 무려 72억 원이었죠. 이것을 들은 주인은 매매 1주일 전에 계약을 취소합니다. 뱅크시의 손길이 닿은 집을, 대충 대할 수 없었던 겁니다.
  한편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영국 남부의 시골 마을에 한 허름한 농가가 있었습니다. 이 농가는 말 그대로 평범한 주택이었습니다. 다만 농가 2층에 한 벽화가 그려져 있긴 했는데, 땅 주인이 볼 때는 그저 누가 장난해놓은 낙서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땅 주인은 과감하게 벽화를 부수고 농가를 철거합니다. 그리고 얼마 뒤 땅 주인은 저 멀리서 충격적인 소식을 듣습니다. 뱅크시의 웹사이트에 자기의 작품이 철거되었다면서, 그 농가의 사진을 올려놓은 것이었죠. 결국 땅 주인은 엄청난 대박의 기회를 스스로 날린 셈이 되었습니다.
  이 두 이야기를 잘 보십시오.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을 ‘뱅크시의 작품으로 보냐, 그저 낙서로 보느냐;, 그 관점에 따라서, 그 담벼락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 대하는 태도에 따라서, 그 후의 결과도 달라졌죠. 이처럼 인생을 살 때도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합니다. 만약에 나를 사랑받는 존재로 본다면, 내 인생도 소중하게 대할 것입니다. 반대로 나를 그냥 평범한 존재로 본다면, 내 인생도 가치 없는 것으로 대할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주어진 순간을 아무렇게나 살 것입니다. 결국 나를 대하는 태도가 행동을 결정하고, 결과까지도 결정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시간 자신에게 물어보기를 원합니다. 나는 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요? 혹시 나를 그저 먼지뿐인 존재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내가 나를 어떻게 보든지, 누군가는 나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사랑받을만한 존재라고요 이제 나를 향한 시선을 다시 세팅합시다. 그리고 나를 소중하게 가꾸어봅시다. 그런 삶으로 오늘 하루도 행복하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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