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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의 시]엄마의 뒷모습
  • 안산신문
  • 승인 2023.05.1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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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여<시인>

오랜만이다
엄마와 둘이서 점심 먹는 것이
틀니가 질긴 갈비를 뜯는다
쪼글쪼글한 입 요리조리 야물게 씹는다
소소한 이야기 오간다
식당 문 나서니
봄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우산은 하나
갈 길 멀다 딸보고 쓰고 가란다
우산도 없이 빗속으로 걸어가는 엄마의 뒷모습
딸은 우산 받쳐 들고 서서 바라본다
길모퉁이 돌기 전
엄마는 가던 길 멈추고 되돌아본다.
눈물이 핑 돈다
아흔넷의 엄마는 칠십의 딸을 걱정한다
어서 가라고 손을 내젓는다.
딸도 어서 가시라 손 흔든다
눈앞에서 사라지는 엄마의 뒷모습
눈조리개 안으로 밀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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