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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건은 뽑으셨나요?
  • 안산신문
  • 승인 2023.06.2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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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한 셀프 주유소에서 일어났던 일입니다. 한 운전자가 차에 기름을 넣고 있었습니다. 얼마 뒤 차에 기름을 다 넣자, 신용카드를 뽑고 그대로 운전석에 올라탑니다. 시동을 걸고 신나게 출발하는데, 잠시 후 충격적인 일이 일어납니다. 차 주유구에 계속 꽂혀있던 주유건이 출발과 동시에 팽팽하게 끌려갑니다. 그러다가 주유건이 고무줄처럼 튕기면서, 반대편에서 기름을 넣던 남성의 팔을 덮치고 맙니다. 결국 쇠나 다름없는 주유건의 습격을 받은 이 남성은 팔에 깁스하는 신세가 됩니다. 이 소식이 인터넷에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어떻게 주유구를 열고 출발할 생각을 했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주유구를 닫고서 출발하라’는 주의사항! 물론 운전면허 시험에 출제되는 내용이 아닙니다. 하지만 대다수 운전자는 운전을 시작할 때쯤, 주유소에서 지켜야 할 기본 상식으로 배웁니다. 그 외에도 중요한 몇 가지만 이야기하면, 먼저 기름을 넣을 때는 시동을 완전히 꺼야 합니다. 그리고 주유구가 잠긴 것을 확인한 뒤에야, 시동을 다시 켜야 합니다. 또한 주유소에서는 작은 불꽃도 주의해야 합니다. 작은 불꽃이 큰 화재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셀프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는, 항상 정전기를 주의해야 하죠.
  저는 앞에서 이야기한 운전자도 이러한 주의사항을 잘 지키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는 기름을 잘 넣었다는 것이 그 증거이죠. 그런데 이 운전자는 그날따라 왜, 평소에 잘 지키던 주의사항을 깜빡한 것일까요? 구체적인 사정은 알 수 없지만, 하나는 분명합니다. 머릿속에 내가 가야 할 목적지, 내가 해야 할 일, 나의 급한 사정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이 가득하다 보니,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잃어버린 것이죠.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이런 일이 의외로 많이 벌어집니다. 흔히 내가 피해자가 되는 것만 생각하지만, 때로는 내가 가해자가 될 수도 있죠. 가까운 예로, 어떤 지역 축제의 경우, 주차 문제로 주민들과 실랑이가 일어나는 경우를 간혹 봅니다.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아무 곳에나 주차하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지역 주민들과 실랑이가 벌어지는 것이죠. 물론 사람들도, 지역 주민들도 서로의 급한 사정이 있다 보니,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갖지 못하는 거죠.
  이런 상황을 마주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싸워서 이겨야 할까요? 그러면 잠시는 이길 수 있지만, 결국 보복의 악순환이 벌어집니다. 마무리까지 깔끔하기를 원한다면, 잠시는 지더라도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갖는 게 필요하죠. 마치 운동회 달리기에서 늘 꼴찌를 하던 친구를 위해, 모든 친구가 다 함께 손잡고 들어온 사진처럼 말이죠. 저마다 1등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겠지만, 친구의 마음을 돌아보는 이 아이들의 여유가 모두의 박수를 받았던 걸 기억한다면, 우리 어른에게도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물론 그러면 때로는 억울한 일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을 지키면 우리도 결국 아름다운 인생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주유건은 잘 뽑으셨나요?” 아무리 바빠도 주변을 돌아보는 예수님의 여유로, 오늘도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멋진 인생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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