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 김재훈, 위즈덤 하우스

 북유럽에 위치한 바이킹 후손들의 나라 덴마크는 해가 짧아 춥고 습하고, 물가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월급의 절반을 세금으로 납부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고 한다. 덴마크는 미국이나 중국처럼 군사 대국도 아니고, 독일이나 영국처럼 유럽을 대표하는 나라도 아니며, 국토는 한국의 절반으로 인구는 한국의 1/10로 내수 시장의 규모도 보잘것없다. 그러나 레고(장난감), 칼스버그(주류), 뱅앤올룹스(음향기기), 로열코펜하겐(도자기), 머스크(해양 운송), 베스타스(그린에너지), 세계 최대 규모의 돼지 축산 사업 및 가공업, 메디콘벨리(제약·바이오 산업단지),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등을 보유하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만 7천 달러가 넘는 강소국이다. <어메이징 디스커버리-덴마크편>은 덴마크에 대한 역사, 문화, 종교, 지리 등을 중심으로 행복한 나라의 비법을 교양 만화로 쉽게 풀어 보여 준다. 
 1814년 프랑스 나폴레옹의 정복 전쟁 당시 덴마크는 아군이었던 프랑스의 패전과 함께 자원이 풍부했던 국토의 일곱 배가 되는 땅을 잃었다. 하지만 부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던 왕가의 몰락과 다르게 가진 것이 없던 농민들은 과거에 집착하지도 않고 섣불리 앞서가지도 않으며 오늘을 충실하게 사는 실용적 사고로 덴마크의 새로운 주역이 된다. 이들을 이끈 사상가 그룬투비는 ‘인간의 욕심을 막을 수 없으므로 가질 것은 갖고 나눌 것은 나누자.’라는 마음으로 농민교육과 지방자치의 기초를 닦으며 평균 수준의 사람들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든다. 교육, 의료, 조세, 노동에 대한 개혁을 시행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선순환구조의 사회 통합을 이뤘다. 이러한 가치관은 학교 교육에서 더 잘 드러나는데 “특별한 승자를 배출하기보단 단 한 명의 패자도 나오지 않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둔다”’라는 인재 양성 방침을 기반으로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뒀다. 또한 덴마크의 노동시간은 주 37시간이지만 노동자들은 일의 즐거움을 통해 효율을 높이며 높은 생산성을 유지한다. 우수한 복지 제도로 인해 국민들은 실업과 노후, 의료에 대한 불안이 없고, 이러한 안전한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저축보다 세금이 더 안전하다고 여긴다. 이러한 시민 의식은 정부에 대한 높은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덴마크의 ‘휘게’는 좋은 상태, 편안함의 유지와 관련된 모든 것을 말하며 심신의 평화와 자유를 방해하는 요소를 배제하는 삶의 태도이다. 따뜻하고, 달콤하며, 어두운 가운데 은은하게 빛나는 편안함이라는 휘게는 유익함을 공유하러 모이는 공간이고, 욕망을 정제해서 담은 값비싼 가구이고, 상호 충돌을 피하고 손해 보지 않기 위한 유연안정성이고, 잠재적 위험인 낙오자를 따돌리지 않는 사회 안정망이고, 피곤한 계산과 기꺼이 바꾼 여유이고, 타인을 외면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하는 태도이고, 만족감이 스며들도록 즐기는 일상의 레크리에이션이고, 허례와 과시를 차단하는 산뜻한 습관이고... ” P.278
 현재 한국 사회는 주 52시간을 넘어 주 69시간의 변칙적 노동시간을 논의하고 있다. 삶과 일의 균형을 찾기보단 일의 효율을 우선시하는 경직된 노동 환경을 직접적으로 보여 준다. 높은 임금을 벌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는 소수이며, 생존을 위해 경쟁과 편법은 필수가 되었다. 대다수의 노동자는 높은 물가와 낮은 임금과 비정규 고용에 불안해하고 정부와 기업의 외면으로 고립무원의 상태이다. 우리가 덴마크의 사회문화교육시스템과 일상의 휘게를 가져가면 우리는 행복할까라는 물음에 작가는 서로에게 믿음이 없는 우리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답한다. 덴마크의 행복은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온 사회에게 보상처럼 주어진 ‘휘게’였던 것이다. 이제는 국민 개개인의 각자도생에서 벗어나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제라도 ‘나’를 중심에 두는 사고에서 벗어나 ‘우리’를 중심에 두고 답을 찾아간다면 우리도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순옥 (혜윰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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