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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쳐라
  • 안산신문
  • 승인 2023.06.2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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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장마철이 다가왔습니다. 이미 많은 비가 한번 왔습니다. 작년에 전국적으로 큰 물난리를 겪었던 아픈 기억이 떠오르는데요. 침수된 도로에 고립되고, 맨홀 뚜껑이 열려 그 안에 빠지고, 반지하 집이나 지하 주차장으로 들이닥친 물에 참변을 당하신 분들까지, 그 피해를 당하신 분들은 아직도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릴 만큼의 큰 피해였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마음이 큰 만큼, 지금도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왜냐하면 올해는 더욱 많은 비가 올 거라는 소식 때문이죠. 우리는 1년을 지나면서, 얼마만큼 잘 준비가 되었을까요? 솔직하게 걱정이 됩니다. 지나다니면서 눈에 들어오는 하수구에는 여전히 많은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보입니다. 작년 물난리 피해가 컸던 이유 중 하나가 막힌 하수구 때문이었는데. 너무나 큰 아픔을, 우리가 벌써 잊어버렸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흔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을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합니다. 이미 나쁜 일을 당하고, 뒤늦게 수습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쳐야 합니다. 그마저도 하지 않으면, 소를 또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한 번 어려움을 당하고 나서, 아무런 대비도 없이 똑같은 어려움을 당한다면, 그것은 정말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다행히 외양간을 고치려는 움직임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 인터넷 기사에서는 업그레이드된 하수구를 소개하고 있었는데요. 사람들이 담배꽁초를 계속해서 버리니, 아예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는 하수구를 만든 겁니다. 하수구 물 빠짐에는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담배꽁초나 낙엽이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구조였습니다.
  또 다른 하수구는 주변 땅에 물이 스며들도록 하는 원리였습니다. 기존 하수구는 모든 벽면을 시멘트로 발라버리기 때문에, 주변 땅과는 완전히 단절됩니다. 그래서 하수구로 들어온 물은 땅에 흡수되지 못하고, 오로지 하수관을 통해서만 배출되어야 하죠. 문제는 폭우의 양이 하수관의 용량을 초과할 때입니다. 이로 인해 하수구가 역류하기 시작하면, 물이 갑자기 불어나 걷잡을 수 없게 되죠. 그래서 이 하수구는 벽면에 작은 구멍들을 뚫어, 주변 땅에 물이 스며들게 만든 것입니다.
  사실 이 인터넷 기사는 몇몇 회사의 제품들을 소개하는 광고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별로 거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소 잃어봤으니 외양간 고치라’는 경각심을 깨워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성경에도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개가 그 토한 것을 도로 먹듯이, 미련한 사람은 어리석은 일을 되풀이한다.” 사실상 우리를 정말로 낙담시키고 다시 일어날 수 없게 만드는 잘못은, 반복적으로 짓는 잘못입니다. 그 사슬을 끊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말로 미련한 사람이 되고 말 것입니다.
  얼마 전 저희집 주변에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작년에 비가 내리면서 토사가 쓸려 내려왔던 곳이었습니다. 저는 ‘이제야 공사를 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맨날 지나다니는 네가 돌 하나씩만 쌓아도 됐겠구나!’ 맞습니다. 남 탓하고 핑계 댈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외양간을 고친다면, 반복되는 아픔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라도 우리 함께 소 잃고 외양간 고쳐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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