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원<동화작가>

 IAEA(국제원자력기구) 그로시 총장이 지난 7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공항엔 그의 입국 반대 시위가 한창이었다. 경찰과의 대치 중, 정의당 부대표가 경찰의 얼굴을 가격했다는 뉴스는 충격적이었다. 있을 수 없는 추태, 서릿발 같은 법이 집행되어야 한다.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비가 뜸하면 후텁지근 덥다. 아스팔트 위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숨이 막힐 정도이다. 7월은 소서, 초복, 중복, 대서 등 이름만 들어도 무더운 절기가 모여 있다. 그 무더움을 우리 인간들이 솔선수범 만들고 있다. 기후 온난화가 그렇고 특히 우리나라는 오염된 정치인들이 더욱 덥게 만들고 있다. 짜증까지 유발하는 희한한 더위를 만들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에 관한 IAEA의 최종보고서도 우리나라에선 먹혀들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하는 행태를 보면 짜증이 나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괴담 정치로 단맛을 짜릿하게 본 민주당의 하는 짓이 가증스럽고, 국민의힘이 수산시장 방문에서 보여주는 짓도 마찬가지이다. 도긴개긴, 그 나물에 그 밥 격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30일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국내 수산물 소비가 위축,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수산시장 수조의 물을 떠서 마시고 오찬까지 겸했다. 국민에게 안심을 시키려는 듯하나 보여주는 게 영 저질 코미디이다.
민주당도 마찬가지이다. 거대 야당이 툭하면 거리로 뛰쳐나가 국민을 선동하는 시위, 지긋지긋하기 짝이 없다. 이재명 대표가 사활을 걸다시피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3일 부산 자갈치 시장, 17일 인천의 부평역, 22일에는 강릉의 주문진 시장을 방문해 어민들의 반발을 부추기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각종 사법 리스크로 법원을 들락날락 바쁜 사람이 할 일도 많다.
민주당은 지난 7월 1일 토요일 서울 숭례문 부근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규탄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7월 한 달간을 장외투쟁 집중 기간으로 삼아 서울에 이어 호남, 충청, 제주 등에서 규탄대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해양 방류 저지에 사생결단을 걸고 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교사 7만여 명에게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한 서명 참여 메일을 발송했다. 민노총과 민주당을 추종하는 시민단체도 거들고 있다. 죽창가를 연일 불러대며 선동했던 전 정권의 악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그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총선 전날까지 호재로 선동을 해댈 것이다.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먼 산 바라보기만 할 게 분명하다. 괴담과 선동으로 국민을 갈라치기 한 사람들이다. 그러고서는 사과 한마디 없던 몰염치한 사람들이다. 정권을 잡기 위해 그 어떤 짓도 마다하지 않을 사람들의 집합체이다.
지난달 28일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의 간부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양대 정당에 호소문을 전달했다. ‘일본 원전 오염수 문제를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아 달라.’라는 호소문이었다. 오죽하면 우리 바다와 수산물을 진짜 오염시키는 장본인은 이 사안을 정치에 활용하는 정치인, 언론, 가짜 전문가들이라고까지 꼬집었다.
슬픈 현실이다. 더 슬픈 일은 국회 부의장직을 맡고 있는 민주당의 김영주 국회의원이다. 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규탄 결의안을 밀어붙이던 국회에서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어 국민의 분노를 샀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사태가 아직도 어수선한데 그러고 보면, 정신줄 놓은 국회의원들이 참 많다. 하긴 구속된 국회의원에게도 꼬박꼬박 세비를 주고 있는 나라이다. 기가 막힌다. 보험업계에서조차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소비자 불안감을 조성하고, 암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어처구니없는 사례가 발생했다. 괴담에 편승해서 돈벌이에 나서는 보험업계에게 철퇴를 가해야 한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여야 가릴 것 없이 머리를 맞대 풀어가야 할 과제이다. 과학적인 검증 외에도 국민을 안심시킬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국민을 시원하게 해줄 청량제 역할을 할 정치인들은 눈 씻고 봐도 없다.
이래저래 올여름도 정치인들이 만드는 무더위로 짜증 지수는 물론 수은주가 다락같이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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