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규 <안산시민>

2001년은 그 유명한 9.11 테러가 일어난 해이다. 또한 1세대 아이돌로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H.O.T.는 2월에 공식적으로 해체 선언을 하면서 수많은 팬들과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그해 KBS2 뮤직뱅크는 2001년 8월 9일 방송분부터 순위제가 중단 되었다.
1997년 11월 21일, 국가의 외환 보유고가 탕진되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이후 기업의 법정관리 및 파산, 최종부도 사태가 벌어졌다.
국가 경제 위기와 사회 전반적 어려움으로 너나 할 것 없이 국민 모두에게 피해가 갔던 IMF 외환위기는 ‘금 모으기 운동’을 비롯한 국민의 부지런한 생활력으로 195억 달러를 조기에 상환하여 2001년 8월 23일 단, 3년 9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고 빠른 경제발전 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이렇듯 위기를 극복하는 성실한 국민성은 외환위기 극복과 ‘한강의 기적’이라는 성취감을 통해 모두에게 희망을 안겨 주었고, 잠시나마 상대적 박탈감, 수많은 경쟁과 같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삶의 의지를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때와 지금이 다른 것은 무엇 인가? 
경제발전은 소득계층 구조를 중산층 중심의 안정적인 항아리형에서 빈곤층 중심의 피라미드형으로의 변화를 이끌었고 빈부의 격차를 만들었다. 다시 말해 모든 영역에서 ‘모두’가 아닌 ‘일부’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이 같은 현상은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기업이 노동자에게 주는 허탈감, 사업주와 노동자의 불공평한 부로 누군가는 기본 생활권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 
2023년을 사는 지금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압도적 1위이다.단순히 의.식.주 해결만이 살아가는 기본은 아니다.
10대~20대는 과도한 입시경쟁, 집단 따돌림과 같은 인간관계의 부조화와 불안한 미래, 불행한 가정형편, 사회적 안전망 부족으로 인한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30대~40대는 물가상승, 사교육비 등 가계소비 증가, 경제적 위축과 생활고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상대적 우울감을 겪고 있다.
또한 경제발전으로 인한 피라미드형 소득구조는 서로 다른 출발선을 존재하게 했다. 그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평생을 열심히 살아도 결승선을 통과하지 못 할 수도 있지만, 지금 이순간도 우리는 살기 위해 각자 다른 결승선을 만들고 쉼 없이 달려가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노력한 만큼 그에 따르는 대가가 있다는 믿음, 혼자가 아닌 함께 고민하는 사회적 공감대, 결승선을 향해 조금씩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다.
함께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공멸(共滅)이 아닌 공생(共生)’ 의 원칙으로 타인의 노력을 존중하고 개개인의 능력을 나누어 서로를 돕는, 그런 공생이 정신이 필요하다. 공생(共生)의 반대는 기생,경쟁, 혼자 살기가 아니라 ‘공멸(共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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