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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Renaissance)
  • 안산신문
  • 승인 2023.09.0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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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소설가>

 ‘르네상스(Renaissance)’는 다시 태어났다는 뜻이다. 14세기경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변화의 움직임은 중세 동안 잊혔던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에 관한 관심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는 14세기 말 유행하기 시작해서 16세기 초에 절정에 이르렀다.
 화가들은 공간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려고 수학을, 사람의 몸을 정확하게 묘사하려고 해부학을, 영감을 얻으려고 고전을 탐구했다. 기독교적 관념에 따라 추상적으로 신의 세계를 그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관찰하여 화면에 담았다.
 1824년 런던에서 왕실과 귀족만이 아닌 영국 국민 모두를 위한 미술관, 내셔널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은행가인 존 줄리어스 앵거스테인(1735-1823)이 소장한 작품 38점을 사들여 그의 집에서 전시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1838년에는 트래펄가 광장에 있는 지금의 건물을 지어 이사했다. 다양한 계층이 방문하기 쉬운 장소를 골라 어린이를 포함한 누구라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게 했다. 문화재에 대하는 부자나 국민의 의식을 알 수 있는 모습이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은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는 내셔널갤러리 소장하고 있는 명화를 전시회가 있다. 한국, 영국 수교 (1883년) 14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전시는 라파엘로, 티치아노, 카라바조, 푸생, 벨라스케스, 반 다이크, 렘브란트, 고야, 터너, 컨스터블, 토머스 로렌스, 마네, 모네, 르누아르, 고갱, 반 고흐 등 서양 미술 거장들의 명화 52점을 전시되어 있다.
 르네상스 시대 회화부터 인상주의 회화까지, 15~20세기 초 유럽 회화의 흐름을 살피며 미술의 주제가 신으로부터 사람과 우리 일상으로 향하는 모습을 조명한다. 영국에서는 무료일지 몰라도 한국에서는 입장료가 있다. 그 귀한 작품을 옮겨 오고 전시하고, 또 서울에서 편안히 본다면 그 값을 치러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내셔널갤러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을 피해 유물을 대피시킨 상황에서도 '한점 전시회'를 개최하며 공공미술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 폭격이 박물관에도 위험을 예고하자 수장고에 보관하고 한 점도 해외로 내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하물며 예술작품에 대해서도 국민과 국가는 한마음 한뜻으로 대처하는 선진시민의식이 부러웠다.
 설악산 신흥사 입구에 있는 유물 박물관에는 외국으로 무단반출 되었던 ‘영산회상도’와 ‘시왕도’ 6점이 전시되어 있다. 국가 보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여섯 조각으로 잘려 무단 반출 이후 미국 LA카운티미술관이 소장하고 있었다.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조계종과 신흥사 등 여러 단체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2022년 66년만에 환수됐다. 그런데 나머지 시왕도 4점은 미국 한 박물관 소장하고 있는데 돌아올 길이 요원하다고 한다.
 조선 후기, 우리 문화재가 해외에 조각으로 나눠서 도난당하거나 팔려나갈 동안 우리의 선조들은 뭘 했을까? 위정자들은 자기 욕심에 급급하여 문화재에 대한 의식도 없고 대중들은 목숨을 부지하고자 문화재에 관한 관심도 없이 헐값에 팔았다. 공공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관한 관심과 의식이 부재했던 시절이었다. 문화재 반환의 르네상스가 이루어지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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