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열린글밭 칼럼 류근원 칼럼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한 선수
  • 안산신문
  • 승인 2023.10.17 09:47
  • 댓글 0
류근원<동화작가>

47억 아시아인의 축제, 항저우 아시안 게임이 끝난 지도 시간이 꽤 흘렀다. 우리나라는 금 42, 은 59, 동 89로 3위를 차지했다. 
22일 개막하는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우리나라 선수단은 결단식을 가졌다.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은 22일부터 28일까지 열리며 종합 순위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선수단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흔히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지난 8일 끝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우리나라 선수들은 수많은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야말로 감격과 눈물을 국민에게 선물했다. 
그중에서도 배드민턴의 안세영 선수의 각본 없는 드라마는 아직도 국민에게 널리 회자되고 있다. 안세영 선수는 여자 단체전에서 이미 금메달을 땄다. 남은 경기는 숙적 천위페이 선수와의 단식 결승전. 한마디로 가슴 졸이게 만든 경기였다. 
안세영 선수의 오른쪽 무릎은 온통 테이핑과 압박붕대투성이였다.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였다. 안세영 선수는 결승전 1게임을 앞서가다 막판 무릎 부상으로 다리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통증을 호소했다. 관중석 안세영 선수의 어머니는 “그만 기권하라!”라고 애타게 소리칠 정도였다. 아픔을 참으며 다시 코트에 돌아와 1게임은 따냈지만 2게임은 내어주고 말았다. 모두가 안세영 선수의 부상으로 결승전이 쉽게 끝날 것으로 예측했다. 3게임, 그야말로 안세영 선수의 각본 없는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그 아픔을 참고 절뚝이면서도 악착같은 수비로 천위페이를 지치게 만들었다. 천위페이는 실수를 거듭하며 금메달의 주인공은 안세영 선수가 되었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때 정상에 오른 방수현 선수 이후 29년 만에 가져온 여자 단식 우승이다. 
안세영 선수의 드라마는 그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안세영 선수는 쏟아지는 미디어의 유혹에 정중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한 선수들에겐 유혹의 손길이 많이 쏟아지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각종 방송 출연 제의와 광고 출연 섭외가 줄을 잇는다. 그러나 안세영 선수는 평범한 운동선수일 뿐이라며 각종 방송과 광고 출연 제의를 모두 고사했다. “메달 하나로 특별한 연예인이 된 것도 아니고 묵묵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선수와 같은 안세영입니다. 몸은 하나고 마음은 아직 여려 이 모든 걸 하기에는 힘이 든다.”라고 말했다. 하루속히 부상에서 완쾌되길 기원한다. 
또한, 수영 남자 접영 50m에서 금메달을 딴 백인철 선수도 방송 출연을 고사했다. “아시안게임 이후 많은 관심에 제가 오히려 해이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훈련에 더 집중하고자 방송 등 다른 활동은 자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토록 아름다운 스포츠 정신으로 무장한 선수들이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옥에 티도 있었다. 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에서 우리나라 선수는 누가 봐도 금메달이었다. 그러나 결승선에서 정철원 선수가 너무 이르게 우승 세리머니를 하다가 대만의 황위린 선수에게 추월을 당하고 말았다. 황위린 선수의 왼발이 정철원 선수보다 12.2㎝ 앞서 결승선에 닿은 것이었다. 스포츠의 승패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철칙을 순간의 방심으로 잊어버린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황위린 선수가 대만의 전국체전에서 순간의 방심으로 똑같은 세리머니를 하다가 역전패당했다는 소식이었다. 경기가 종료되는 순간까지 승패를 임의적으로 확신해서는 안 된다. 시합 종료 사인이 울릴 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은 스포츠 선수들이 갖춰야 할 기본이다. 
테니스 권순우 선수도 비매너 행위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태ㅤㄱㅜㄲ 선수에게 1:2로 패배한 권순우 선수는 분을 못 이기고 경기 후 라켓을 부순 뒤 상대 선수의 악수마저 거부했다. 이는 올림픽 정신과 스포츠맨십에 위배 되는 있을 수 없는 행위이다. 후에 사과는 했지만, 버스 지나간 뒤 손 흔드는 격이 되고 말았다. 
유명 운동선수에게 바른 인성이 갖추어져 있으면 그 인기는 한층 더 치솟는다. 한때 유명 연예인이라도 된 듯 설쳐대다 한순간 모든 것을 잃어버린 선수들이 많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항조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선수들이 보여준 각본 없는 드라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