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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의 시]동갑내기
  • 안산신문
  • 승인 2023.11.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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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여<시인>

나뭇가지에 매달린 가을
메마른 거리 꽃단장한다
얼마 만에 만남인가
보자마자 서로 부둥켜안는다
손도 잡는다
미국에서 온 동갑내기 외사촌
생일이 나보다 이십일 빠른
여태껏 부르지 않던 오라버니 호칭
이제야 장난스럽게 불러본다
주름진 얼굴에서 시간이 뒷걸음친다
뭐가 그리 급한지
버스정거장 의자에 걸터앉아
어릴 적 얘기 듣는다
소꿉놀이하다 결혼은 너랑 한다고
앵두 같은 입술로 말했다네, 내가
전혀 기억나지 않는 어마어마한 사건
‘우리는 동갑내기라 결혼은 할 수 없다’
오라버니가 점잖게 말했다네
노란 은행잎 갈바람 타고
슬며시 우리 곁으로 다가와 앉는다
헤어짐이 아쉽다 흰머리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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