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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의 시]땅거미
  • 안산신문
  • 승인 2023.12.2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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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여<시인>

도심의 빌딩사이로
땅거미가 어스름하게 내려앉는다
거리의 포장마차
하나 둘 청사초롱 밝혀 손님을 부른다
손때 묻은 긴 나무의자
어느새 땅거미 자리 차지하고 있다
악수를 청한다
엉겁결에 손 내밀어 악수 나눈다
전선줄 타고 내려오던 거미
재빠르게 땅거미 도망 못 가게 거미줄로 엮는다
어묵꼬치 안주삼아 술잔을 맞댄다
안경알에 김이 서린다
하루를 입속으로 털어 넣는다
거리의 가로등 환한 불빛에 밀려
땅거미 슬슬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둠을 대낮삼아 거미 먹이 사냥 나선다
거미줄에 걸린 한 해가 저문다

안산신문  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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