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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의 추위를 견디는 법
  • 안산신문
  • 승인 2024.01.1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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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소설가>

 19세기 독일 철학자 칼 마르크스는 종교를 “영혼 없는 상태의 영혼, 인민의 아편”이라고 보았다. 마르크스에게 종교는 현실의 착취에 대한 항의이자, 동시에 실재하는 고통에 대한 항의이다. 또한 마르크스는 종교를 노동자 계급의 열악한 경제 상황과 소외에 대한 항의의 한 형태로 보았다.
 마르크스-레닌주의 해석에서, 현대의 모든 종교와 교회는 ‘노동계급의 착취와 어리석음’을 위해 사용되는 ‘부르주아 반동의 기관’으로 간주한다. 블라디미르 레닌 이후 소비에트 연방, 마오쩌둥 통치하의 중화인민공화국과 같은 20세기 마르크스- 레닌주의 정부는 국가 무신론을 도입했다.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를 가졌다. 그래서 어떤 종교를 믿건 자유다. 어떤 종교에서 휴거를 한다고 해서 전 국민의 관심을 받은 일도 있었다. 휴거를 앞두고 전 재산을 바친 그들은 지금 어떻게 그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살고 있을까?
 세계의 많은 나라는 아직도 종교의 자유가 없는 곳이 많다. 그래서 종교로 인한 싸움 정도가 아닌 전쟁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온 지인은 어릴 때 포탄에 왼쪽 어깨를 다쳤다. 그는 여름에도 긴소매 옷을 입고 그 안에 엄청난 흉터를 감추고 산다. 한국 사람들의 전쟁 불감증이 너무 이상하다고, 그곳에선 우리가 모르는 소소한 전쟁이 시시때때로 일어났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도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등 전쟁이 났었다. 그때 온 국민이 전쟁의 위협에 떨고 분노했지만 잊어 버렸다.
 이스라엘의 지인은 전쟁을 너무나 가깝게 겪었고, 지금도 고국이 전쟁 중이라 많은 시간을 기도한다고 한다. 그는 종교의 힘으로 평화로운 사회, 전쟁이 없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종교 이야기만 아니면 그는 성실하고 착한 다문화 친구이다. 유대인의 교육관이나 삶의 지혜 등은 배울 점이 많지만, 그 사람의 종교관에서는 할 말은 많지만 입을 다물었다.
 채영신 소설가의 『개 다섯 마리의 밤』에는 혹한의 추위를 겪는 많은 등장인물이 나온다. 사회의 편견과 무관심에서 마지막까지 인간임을 포기하지 않으려 애쓰지만, 모두가 실패한 삶이다. 육손이로 태어난 태권도 사범은 자신이 신의 대행자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그 능력을 보여주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백색증을 갖고 태어난 세민은 사범을 믿고 따른다. 사범은 세민을 위해 종교의 능력을 발휘했지만, 그것은 결국 살인을 한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딩고를 잡아 애완견, 번견, 심지어 살아있는 담요로도 활용했는데, 매운 추운 밤을 ‘개 다섯 마리의 밤’이라고 했다. 그들은 개와 온기를 나누며 추운 겨울을 보낸 것이다. 요즘은 겨울 캠핑을 즐겨하여 난방에 필요한 도구를 챙겨 눈 쌓인 산속에서도 잘 보낸다. 그러나 물리적인 추위가 아닌 사람으로 인한 마음의 추위는 어떻게 견뎌야 할지?
 많은 사람이 그것은 종교라고 단언한다. 신의 힘으로 전쟁도 막고, 살인도 막고 추위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전쟁이나 나쁜 행동에 종교가 더 많이 개입된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까? 무엇을 믿고 소신껏 하느냐에 따라 결과의 방향이 달라진다.
 현재 우리 사회는 기후 온난화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마음은 혹한이다. 우리나라도 전쟁의 위협이 계속되고, 사회경제는 어려움의 연속이다. 마음의 문을 열고 이웃이나 사회에 담요 한 장의 온기를 나누면 전쟁이나 어떤 혹한도 견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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