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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정당
  • 안산신문
  • 승인 2024.02.0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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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원<동화작가>

입춘이 지나자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올겨울도 동장군의 위력이 만만치 않았다. 붕어빵 장수가 그리웠던 한파, 겨울은 흔히 붕어빵의 계절이라고도 불리었다. 한때는 거리에 붕어빵 노점상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찾아보기 정말 어렵다.
오래전, 유통업계에서 겨울철 대표 간식을 조사한 적이 있었다. 붕어빵, 군고구마, 호빵, 호떡, 어묵 순으로 나타났다. 붕어빵은 거의 50%에 육박할 정도였다. 유통업계는 이를 바탕으로 붕어빵을 닮은 제품을 선보였다. 인기 만점이었다.
군대 안에서도 붕어빵을 굽는 경우가 허다했다. ‘붕어빵병’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영화감독 겸 개그맨 심형래는 ‘추억의 붕어빵’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예정이었으나, 기존의 영화들이 줄줄이 망하면서 무산된 아픔도 있다. 한 방송사의 개그 코너 중 ‘붕어빵 가족’은 한 때 큰 인기를 누리기까지 했다.
겨울철 일반인 상대로 강의가 있을 땐 붕어빵을 사서 수강생들과 먹으면서 강의를 시작한 적도 있었다. 얼마나 붕어빵이 인기였으면 인터넷에 붕어빵 시식 유형에 따른 사람의 성격까지 나왔을까? 길거리 추억의 붕어빵 사 먹기는 힘들다. 그래도 닷새마다 서는 전통시장에 가면 어쩌다 볼 수 있다. 줄까지 선다. 2000원에 3개이다.
붕어빵 때문에 정치권 현재의 모습도 떠오른다.
총선이 6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당의 총선 예비후보 검증 작업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명계가 속속 탈당을 하고, 소위 친문파와 친명파와도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친명 인사들은 줄지어 검증대를 통과하고, 일부는 당 징계 조치 등에도 불구하고 후보 자격 심사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친명, 비명, 친문 간 공천 갈등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 탈당 및 이합집산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신선할 줄만 기대했던 제3지대 신당들도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아직도 선거구를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선거룰인 비례대표 문제는 이해할 수 없는 곳으로 가고 있다. 희한한 국회이다. 국민의힘은 일관되게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하고 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유권자들이 정당에 투표해 받은 득표율대로 비례대표 의석수를 나누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2016년 20대 총선까지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해 왔다. 반면 정의당과 기본소득당 등은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비판하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한 석이라도 더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제와 관련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전전긍긍했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함께 병립형 회귀를 주장했으나 당 원로들의 압박에 준·연동형을 시사하는 듯했다. 그러다 당 주류세력이 또 병립형을 주장하자 당내에서는 큰 소용돌이가 일고 말았다. 이리저리 갈팡질팡 그야말로 안갯속 민주당이었다.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선거제 개편에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 비례대표제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게 일임하고 말았다. 결국, 그는 대선공약 때 내세운 위성정당 금지를 차버리고, 비례위성정당으로 되돌아갔다. 한 나라의 선거룰을 일 개인에게 맡긴 민주당,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일 하라고 국민이 뽑아준 국회인가?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대통령실의 갈등으로 어수선하기 그지없었다.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김경율 사천 논란이 발단이었다. 김경율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당정 간 갈등은 일단 봉합된 듯하다. 그러나 언제든 다시 2차 3차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 활화산처럼 폭발할 수도 있다.
평교사 시절이다. 저학년에서 가장 아이들을 빵 터트리는 게 붕어빵 유머였다. “닭장 속에는? 돼지우리에는? 염소우리에는?” 그러다 말을 빨리하면서 마지막 붕어빵 속에는? 그러면 반드시 “붕어!”라고 답하는 아이들이 나온다. 교실은 빵 웃음바다가 되고 만다. 지금은 아재 개그라며 놀림을 받기 일쑤이지만, 자꾸만 우리나라의 정당은 붕어빵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에게 피로감만 높여주는 정당. 국민의힘에는 ‘국민’이 없고 더불어민주당에는 ‘민주’가 없다. 껍데기 정당이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붕어빵 정당임을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안산신문  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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