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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까지 일희일비하는 정치권
  • 안산신문
  • 승인 2024.02.2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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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원<동화작가>

다른 당을 깎아내리기 위해 혈안이 된 정치권을 보면 기가 막힌다. 우리는 최고의 선이고 상대편은 무조건 악이다. 우리 국민 10명 중 4명은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과는 식사와 술자리를 안 하는 것이 편하다는 통계까지 있다.
총선은 점점 다가오고, 국민은 정치권에 등을 돌리고 있다. 징역형을 받은 자들도 저마다 신당 창당을 하는 판이니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법은 멋대로 법이 많은 것 같다.
이제는 정치권이 영화에까지 파고들어 영화를 자기편 홍보용으로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여기에는 가짜뉴스와 거짓말도 한껏 보태왔다. 영화를 본 후 희한한 목소리를 내는 국회의원들을 보면 고소를 금치 못한다. 오죽하면 영화나 소설 등 자당에 유리하면 물물을 가리지 않는 정당들이다.
  영화 ‘판도라’가 생각난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우리나라 고리 원자력 발전소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예고 없이 터진 강진과 원전사고의 재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가 주요 내용이다. 문 전 대통령이 이 영화를 보고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다는 거짓 뉴스가 사실인 양 떠돌아다녔다. 세상에 그 어떤 바보가 영화를 보고 탈원전 정책을 수립할까?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원전 산업을 마비시켰고, 한전의 조 단위 적자 발생과 전기세 인상에 한몫한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영화 ‘서울의 봄’을 야당에서 그럴듯하게 써먹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삼은 영화이다. 군사반란을 일으킨 전두환 보안사령관과 이에 맞선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민주당은 서울의 봄을 통해 군부 독재와 검찰 독재를 연결, 윤 정부를 향한 공세를 가하기도 했다. 검사의 칼춤, 검찰 독재를 무너뜨리기 위해 서울의 봄을 꼭 보라고 목소리를 높인 국회의원도 있었다. 민주당 최고위원과 국회의원들은 지지층과 함께 단체관람을 하기도 했다. 초등학교가 영화를 단체관람하려고 했지만, 학부모들의 민원으로 취소되는 희한한 일도 있었다. 영화는 어디까지나 영화이다.
영화 ‘건국 전쟁’은 지난 70년 역사를 통해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켜내기 위해 노력했던 이승만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희생과 투쟁을 그린 작품이다. 민주당에 질세라 국민의힘이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하여 보수 진영 인사들이 설 연휴 이후 릴레이로 관람하고 관람 후기까지 남겼다.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당원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기도 했다.
드라마 ‘살인 0 난감’도 예외일 수 없었다.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이다. 제목부터가 호기심을 준다. 정확한 제목이 없다. ‘살인 장난감, 살인자 이응 난감, 살인자 오난감' 등으로 읽는다고 한다. 이 드라마에서 민주당의 설화에 오른 극중 인물은 재력을 이용해 각종 비리를 저지르는 ‘형정국’이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영화에 딴지를 걸었다. 형정국의 모습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흡사하다는 것이었다. 얼굴 모습과 구치소에서 초밥을 먹는 장면은 이 대표의 부인이 법인카드로 초밥을 결제했다는 의혹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영화는 어디까지나 영화로 끝나야 한다.
정치인들이 영화를 보고 일희일비하며 자기편 영화로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된 모습, 우리나라 정치의 한 단면이다. 영화 한 편을 보수ㆍ진보 등 각 진영에 유리하게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으니 가관이다. 그런 영화의 예를 들면 끝이 없을 정도이다.
2017년 사드 배치 반대 투쟁을 담은 ‘파란 나비 효과’, 2019년 4대강 사업을 비판한 영화 ‘삽질’ 등을 대표로 들 수 있다. 다큐 ‘문재인입니다’와 영화 ‘노무현입니다’가 있다. 또한 ’노회찬 6411′도 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왜곡된 사실을 담은 ‘다이빙벨’, 천안함 좌초설을 다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등도 있다. ‘그대가 조국’도 있다. 때로는 이런 영화가 관람객에게 부정적 영향을 엄청나게 심어줄 수도 있다.
영화는 문화예술 분야 중에서 가장 인기 있고 대중적인 분야 중 하나이다. 미국의 영화평론가 데이비드 보드웰이 한 말이다. “영화는 관객을 길들인다.” 정치인들의 잘못된 편견으로 영화까지 들먹이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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